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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이슈 [연재] 뉴스1 '통신One'

英 육안 구별 불가능한 가짜 우표 대량 유통…"배후에 중국" 주장[통신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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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전쟁 행위' 정치권 비판 여론…당국 "유통경로 파악 우선"

주영 중국대사관 "터무니 없고 악의적 주장" 의혹 일축

뉴스1

영국 에딘버러의 한 우체국에 2022년 서거한 엘리자베스 2세 왕의 우표가 전시돼 있다. 2022.09.11/ ⓒ AFP=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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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뉴스1) 조아현 통신원 = 영국에서 불법 경로가 아닌 일반 상점에서 구입한 우표에서조차 위조된 제품이 나와 우체국 당국이 골머리를 앓는 가운데 배후에 중국이 있다는 고위 하원의원의 발언이 나왔다.

이에 중국은 얼토당토않은 주장이라며 관련 의혹을 일축했다.

11일(현지시간) BBC 방송, 더 타임스, 데일리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최근 영국에서는 합법적인 경로를 통해 구입한 우표조차 위조된 제품으로 판명되면서 소비자 불만이 증가하고 있다.

가짜 우표는 아마존, 이베이뿐 아니라 영국 우체국 로열 메일 공식 홈페이지를 복제한 가짜 웹사이트에서도 구매가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치권과 안보 전문가들은 중국이 영국 우표를 대량으로 위조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경제 전쟁 행위'로 규정했다. 또 위조 화폐를 찍어내는 행위와 동일한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보수당 당수를 지냈던 이언 던컨 스미스 의원은 이날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자국 내 위조 우표 유통에 대해 "중국이 배후에 있다"고 말했다.

영국 유력 일간지 데일리 텔레그래프의 자체 조사에 따르면 중국 기업 4곳이 일주일 동안 최대 100만장의 위조 우표를 인쇄해 영국으로 보내주겠다고 제안했다. 각 우표는 1개당 최소 4페니(약 70원)에 판매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위조 우표 사실을 모르는 소매상점들도 가짜 우표를 구입해 재판매하고 있는 상황이다.

싱크탱크인 헨리 잭슨 소사이어티의 앨런 멘도사는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가 어느 정도 관여했는지 알 수 없지만 우리가 아는 것은 중국 기업이 관여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케빈 홀린레이크 기업·무역부 장관은 "위조된 우표가 영국 내 공급망으로 유입되는 것을 막는 일이 중요하다"며 "로열 메일은 위조 우표 유통을 막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처를 하고 출처와 유통경로도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로열 메일은 위조 우표가 갈수록 정교해지면서 맨눈으로 구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데이비드 골드 로열 메일 정책 담당 이사는 "시중에 판매되는 우표의 대다수가 정상 제품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면서도 "우표를 위조하는 업자들의 실력이 너무 좋아져서 나조차도 맨눈으로 구별할 수 없다"고 말했다.

우표 검증 시스템에서 적발된 위조 우표는 전체 우표의 0.1% 미만이라고 로열 메일은 밝혔다. 또한 위조된 우표 판매를 줄이기 위해 2022년부터 도입한 바코드 우표는 위조 우표의 수를 약 90%까지 감소시켰다고 전했다.

한편 주영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중국이 영국 우표를 위조하고 대량 유통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더 타임스에 관련 주장이 "우스꽝스럽고, 터무니없고, 악의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면 (영국 정부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언론의 관심을 끌기보다 내부 공급망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한 관련 보도는 근거도 없고 수준도 낮다고 일축했다.

tigeraugen.ch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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