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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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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브리 거장' 타카하타 이사오 감독의 작업실 엿보다[미술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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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제 서울프레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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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명성의 애니메이션 제작사 '스튜디오 지브리'의 설립 주역인 타카하타 이사오 감독의 작업실을 엿볼 수 있는 전시가 4월 26일부터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1, 2관에서 개최된다.

타카하타 이사오(Takahata Isao, 1935~2018)는 일본 애니메이션 연출 역사상 최초로 레이아웃을 중요성을 강조하고 시스템화한 감독이다. '레이아웃(layout)'은 애니메이션 제작에 있어 '영화의 설계도'라 할 수 있는데, 그림을 배열하고 정리해 화면을 더욱 효과적으로 보이게 하는 작업을 뜻한다. 그가 레이아웃 담당을 별도로 두며 작업하는 방식은 이후 전세계 애니메이션 산업에 새로운 작업 시스템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무엇보다 타카하타 이사오는 원작 기반 작품들의 현실 고증을 철저히 했고, 그림의 섬세하고 세밀한 묘사를 통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최선을 다 했다. 그의 작업실에서 TV 명작 애니메이션 '알프스 소녀 하이디(1974)', '빨강머리 앤(1979)'등이 제작됐다.

미야자키 하야오 , 스즈키 토시오와 함께 스튜디오 지브리를 설립한 후 장편 애니메이션 '반딧불이의 묘(1988)', '추억은 방울방울(1991)',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1994)', '가구야 공주 이야기(2013)' 등 수많은 명작을 남겼다.

타카하타 이사오는 일본 애니메이션계를 이끌고 전세계 애니메이션 산업의 발전에 크게 기여한 공로로 국제 애니메이션협회 주최 애니상 윈저 맥케이상을 받았고, 프랑스 문예공로훈장 오피시에, 일본 자수포장 등을 수상했다.

이번 전시는 타카하타 이사오 감독의 데뷔작부터 유작에 이르기까지 모든 작품의 제작 과정을 소개한다. 타카하타 이사오 감독의 레이아웃을 담당했던 미야자키 하야오가 그린 '알프스 소녀 하이디', '빨강머리 앤' 등 미공개 자료들도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그의 자필 제작 노트와 스토리 보드, 레이아웃과 콘티 등 1300여 점에 이르는 방대한 작품과 자료들이 한자리에서 한국 팬들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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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는 네 개의 섹션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첫 번째 섹션은 '역사의 시작: 애니메이션에 대한 열정'이다. 타카하타 이사오는 1959년 도에이동화(현 도에이 애니메이션)에 입사했다. 연출가를 꿈꾸던 그는 마침내 장편영화 '태양의 왕자 호루스의 대모험'(1968)으로 감독 데뷔를 하게 되면서 '집단 제작'이라는 새로운 방법을 시도했다. 이 방식은 복잡한 작품 세계를 구축해나가는 과정에서 빛을 발했다.

이 섹션에서 공개되는 방대한 미공개 자료들을 살펴보면 그가 어떻게 일본 애니메이션 역사에 한 획을 그었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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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섹션은 '새로운 영역 개척: TV 명작 시리즈'이다. 도에이동화를 나온 그는 TV명작 시리즈를 제작했다. 매주 마감을 지켜야 하는 고된 일정이었지만 작품의 퀄리티는 절대로 놓치지 않았다. 다양한 표현 방법과 기법들을 고민했다.

그는 미야자키 하야오, 콘도 요시후미, 이오카 마사히로, 코다베 요이치와 한 팀을 이뤄 아름다운 풍경, 세밀한 묘사, 따뜻한 인정이 담긴 한편의 휴먼 드라마가 빚어냈다. 당시 예술성과 흥행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작품으로는 '알프스 소녀 하이디'(1974), '엄마 찾아 삼만리'(1976), '빨강머리 앤'(1979)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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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섹션 '일본 문화를 바라보다: 스튜디오 지브리'는 타카하타 감독의 시선 전환을 다룬다. 세계 명작을 중심으로, 서양의 모습을 주로 담아내던 타카하타 감독은 '꼬마숙녀 치에'(1981)를 기점으로 방향을 바꿔 일본의 문화와 서민들의 삶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1985년 미야자키 하야오, 스즈키 토시오와 함께 스튜디오 지브리를 설립한 뒤로는 본격적으로 새로운 주제를 찾아가며 수 많은 명작을 탄생시켰다.

이 섹션에서는 '반딧불이의 묘'(1988), '추억은 방울방울'(1991),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1994) 등 그의 대표작들의 배경화와 채색설계도 등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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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네 번째 섹션의 주제는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표현 영역 개척'이다. 타카하타 감독은 표현 형식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하는 탐험가였다. 일본의 전통적인 미술 표현 속에서 새로운 애니메이션 표현 방식을 찾아내려고 애썼다.

그 결과 셀 기반으로 제작된 기존 애니메이션과는 달리 디지털 기술을 동원하여 손으로 그린 선의 질감을 최대한 살려내는 기법과 여백이 있는 수채화 기법 등이 탄생했다.

지브리의 첫 디지털 작업인 '이웃집 야마다군'(1999)은 지브리 역사상 처음으로 칸 영화제 감독주간에 공식 초청됐다. '가구야 공주 이야기'(2013)는 2015년 제87회 미국 아카데미시상식 장편 애니메이션 작품상 후보에도 올랐다. 이 섹션에서는 이들 작품의 탄생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전시는 8월 3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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