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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이창용 한은 총재 “환율, 물가 중동 사태가 최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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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 요구 근시안적 시각”

“중국 저가 상품 논한, 협상 통해 해결할 문제”

미국을 방문 중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9일 워싱턴 특파원 간담회에서 앞으로 한국 환율과 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변수로 이란·이스라엘 간 중동 충돌 사태가 있다며 확전이 되지 않는다면 큰 문제는 없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조선일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워싱턴DC 인근에서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워싱턴 공동특파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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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화기금(IMF) 춘계 총회 참석차 방미 중인 이 총재는 이날 이란과 이스라엘 충돌 등으로 인한 환율 불안정 상황과 관련해 “여러 불확실성이 한꺼번에 터진 상황”이라며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한 것과 미국의 금리인하 통화정책이 생각보다 지연된다는 자료들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우리나라 환율뿐만 아니라 아시아쪽 많은 환율이 동반 약세를 보였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우리는 일본과 같이 현재 상황이 (원화의) 절하 속도가 과도하게 빠르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한미일 3국 재무장관 회의에서 그런 의견을 공유한 것으로 보이며, 정부도 환율 안정(을 위해) 지금 들어가기 시작했다”고 했다. 이어 “정부 개입 이후 안정되던 환율이 다시 이스라엘이 이란에 반격함으로써 굉장히 흔들렸다가 더 확전되지 않을 것이라는 소식이 들리면서 다시 또 안정되는 굉장히 많은 불확실성이 지금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이 총재는 또 “우리처럼 석유소비량이 많은 나라의 경우엔 지금 중동 사태가 어떻게 될지에 따라 앞으로 향방이 굉장히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다행스럽게 확전이 더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라 상황이 어떻게 되는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확전이 더 되지 않는다면 환율 관리 차원에서 큰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확전이 되지 않는다고 하면 유가가 크게 더 올라가지 않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으면 제 생각엔 환율도 다시 좀 많이 안정화 쪽으로 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가 예상했던 경제성장이나 물가 예측이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는데, 아직은 예단하긴 좀 힘든 상황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의 추경 편성 요구와 관련해 이 총재는 “근시안적 시각”이라고 했다. 그는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이 53% 수준이라고 소개하며 “다른 나라보다 훨씬 재정 여력이 있으니 경제가 어려우면 이 재정을 활용하자는 견해엔 2가지 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지금 당장은 (국가부채 비율이) 53%이지만, 우리가 현재의 복지 제도를 그대로 유지하더라도 고령화로 인해 정부가 지출해야 되는 국가부채를 생각해 보면 20년 내에 이 숫자가 70%, 90%로 올라갈 것이기 때문에 현재의 숫자만 보고 재정의 건전 상태를 파악해서 ‘여유가 있다’라고 하는 것은 굉장히 근시안적인 시각”이라고 했다.

그는 또 “재정을 쓰더라도 일반적으로 쓰기보단 정말 아껴서 타깃으로 해, 진짜 어려운 계층에다 쓰는 그런 우선순위를 잘 가려 써야 된다”고 했다.

[워싱턴=이민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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