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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가격으론 안 돼"…'알리' '테무' 제치려 다같이 꺼내든 무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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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네이버가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시작한 도착배송 무료배송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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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e커머스가 일제히 배송 서비스를 강화하며 이른바 '배송전쟁'에 나섰다.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C-커머스(중국이커머스)의 초저가 공세에 가격으로 승부하기 어려워지자 배송을 강화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달 말 3조원 투자계획을 밝히며 로켓배송이 가능한 지역을 현재 182개 시군구에서 2027년까지 230개 이상으로 늘릴 계획을 세웠다. 전국 대부분을 이른바 '쿠세권'(로켓배송 가능지역)으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네이버는 지난 15일부터 도착보장 상품을 대상으로 당일 오전 11시까지 상품을 주문하면 오늘 도착을 보장하는 당일배송을 시작했다.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진행되며 내년부터 적극적으로 권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토요일에 주문해도 일요일에 상품을 받을 수 있는 일요배송도 서울 및 수도권을 중심으로 시작했다.

네이버는 한시적 무료배송 서비스도 시작했다. 7월15일까지 모든 멤버십 신규 가입자를 대상으로 3개월간 구독료를 면제해주고 1만원 이상 상품을 구매할 때마다 배송비 3500원 쿠폰을 지급한다. 1만원 구매조건이 달려있기는 하지만 사실상 3개월간 무료배송 서비스를 실시하겠다는 의미다.

컬리는 3개월간 멤버십 구독료를 면제해주고 멤버십 가입자를 대상으로 3개월간 한시적으로 월 4회 배송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현재 멤버십 가입자들에게 월 1장의 무료 배송 쿠폰을 제공하고 있는데 한시적으로 3개월간 신규 가입자와 기존 가입자 모두에게 월 4장의 무료 쿠폰을 제공할 계획이다.

아마존 역시 한국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일부 품목에 한해 49달러(약 6만8000원) 이상 구입시 한국으로 무료배송을 해주기로 했다. 11번가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는 아마존은 이미 11번가 유료 멤버십 '우주패스' 가입자가 20달러 이상 구매하면 무료로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외연을 확장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추가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하기로 했다.

e커머스 업계가 이처럼 배송전쟁에 뛰어든 이유는 알리, 테무 등 초저가를 무기로 한국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C-커머스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가격으로는 승부를 볼수 없다는 생각에 배송과 같은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가장 먼저 쿠팡이 배송강화를 꺼내 들면서 멤버십 구독료를 인상하자 다른 이커머스 업체들이 이 틈을 파고 들었다. 쿠팡 구독료 인상으로 인해 이탈할 것으로 예상되는 소비자들을 흡수하기 위해 일제히 한시적 '구독료 면제'와 '배송료 무료' 카드를 꺼내들었다.

신세계그룹도 무료배송 혜택은 제시하지 않았지만 5월 한달간 그룹 통합 멤버십인 유니버스클럽 신규 가입 회원의 연회비를 기존 3만원에서 4900원으로 낮추기로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일시적 프로모션은 '제 살 깎아먹기식 출혈경쟁'으로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C-커머스가 국내 유통 생태계를 뒤흔들고 있는 상황에서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고민과 투자가 이뤄져야 하는데 일시적 프로모션은 결국 국내 이커머스끼리 벌이는 '돈잔치'로 끝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배송 경쟁력 강화를 위해 3조원을 투자하기로한 쿠팡의 쿠세권 확대, 네이버의 당일배송 서비스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한시적 행사로 끝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대부분의 e커머스가 내놓은 무료배송 정책은 수천억을 써도 향후 해당 서비스가 지속되지 않는 1회성 이벤트 비용일뿐"이라며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고민을 해야할 때"라고 말했다.

김민우 기자 minu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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