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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가열되는 HBM 주도권 경쟁…'맞춤형 HBM'이 승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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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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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36GB HBM3E 12H D램 /사진=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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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반도체 시장의 핵심으로 떠오른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두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먼저 승기를 잡은 SK하이닉스와 거세게 추격하는 삼성전자는 나란히 '맞춤형 HBM'을 향후 승부처로 지목했다.

'HBM3E 12단'으로 추격 발판 마련

김경륜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품기획실 상무는 2일 삼성반도체 뉴스룸을 통해 "삼성전자는 2016년 업계 최초로 고성능 컴퓨팅(HPC)용 HBM 사업화를 시작하며, AI용 메모리 시장을 본격적으로 개척했다"며 "2016년부터 2024년까지 예상되는 총 HBM 매출은 100억달러(약 13조8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김 상무는 "삼성전자는 HBM3E 8단 제품에 대해 지난달부터 양산에 들어갔다, 업계 내 고용량 제품에 대한 고객 니즈 증가세에 발맞추어 업계 최초로 개발한 12단 제품도 2분기 내 양산할 예정으로 램프업(Ramp-up) 또한 가속화할 계획"이라며 "성장하는 생성형 AI용 수요 대응을 위해 HBM 캐파 확대와 함께 공급을 지속 늘려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송재준 삼성전자 부사장은 "올해 HBM 공급 규모는 비트그로스 기준 전년 대비 3배 이상으로 지속 늘려가고 있으며, 이 물량은 이미 고객사들과 공급 협의가 완료됐다"면서 "2025년에도 올해 대비 최소 2배 이상의 공급을 계획하고 있고 해당 물량에 대해서도 고객사들과 협의를 원활히 진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하반기 HBM3E 급격한 전환을 통해 고용량 HBM 수요 선점에 주력할 계획"이라며 "이에 따라 HBM3E의 비중은 연말 기준 전체 HBM 판매 수량의 3분의 2 이상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종합 반도체 역량 집결한 '맞춤형 HBM' 승부수

특히 삼성전자는 최근 HBM이 범용 제품을 넘어 '맞춤형(Custom) HBM'이라는 표현이 붙기 시작하고 있는 추세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종합반도체기업(IDM)의 강점을 활용한 '고객 맞춤형' 제품을 통해 HBM 시장에서 승기를 잡겠다는 계획이다.

김 상무는 "HBM 제품은 D램 셀을 사용하여 만든 코어 다이와 시스템온칩(SoC)과의 인터페이스를 위한 버퍼 다이로 구성되는데, 고객들은 버퍼 다이 영역에 대해 맞춤형 IP 설계를 요청할 수 있다"며 "이는 HBM 개발 및 공급을 위한 비즈니스 계획에서부터 D램 셀 개발, 로직 설계, 패키징 및 품질 검증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서 차별화 및 최적화가 주요 경쟁 요인이 될 것임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변화무쌍한 AI 시대에서 고객들이 원하는 시스템 디자인을 완벽히 이해하고, 미래 기술 환경까지 고려해 시스템의 발전을 예측하고 주도하기 위해서는 종합 반도체 역량을 십분 활용해야 한다"며 "삼성전자는 차세대 HBM 초격차 달성을 위해 메모리뿐만 아니라 파운드리, 시스템LSI, 어드밴스드패키징(AVP)의 차별화된 사업부 역량과 리소스를 총 집결해 경계를 뛰어넘는 차세대 혁신을 주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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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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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올 초부터 각 사업부의 우수 엔지니어들을 한데 모아 차세대 HBM 전담팀을 구성해 맞춤형 HBM 최적화를 위한 연구 및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업계에서 단시간에 따라올 수 없는 종합 반도체 역량을 바탕으로 AI 시대에 걸맞은 최적의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 경계현 사장은 사내 경영 현황 설명회에서 "인공지능(AI) 초기 시장에서는 우리가 승리하지 못했다"며 "2라운드는 우리가 승리해야 한다. 우리가 가진 역량을 잘 집결하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경 사장은 특히 특히 삼성전자가 맞춤형 AI 반도체 턴키(일괄생산) 공급이 가능한 '유일무이'한 종합 반도체 기업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파운드리 사업을 모두 갖추고 있어 HBM 등의 설계부터 생산, 첨단 패키징까지 턴키 공급이 가능하는 점을 내세운 것.

경 사장은 "AI를 활용한 기업간거래(B2B) 비즈니스가 이제 곧 현실이 된다"며 "그전에 에너지 소비량은 최소화해야 하고 메모리 용량은 계속 늘어나야 한다. 데이터 처리 속도도 훨씬 효율화돼야 하는데 우리 회사가 이를 가장 잘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 "HBM 수요 충분, 내년까지 완판"

HBM 시장 수성에 나선 SK하이닉스는 이날 경기도 이천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HBM3E 12단 제품을 3분기에 양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지난 2월 HBM3E 12단 제품을 처음 개발하고, 2분기 내 양산한다는 계획을 밝히자 맞불을 놓은 것.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HBM은 생산 측면에서 올해 이미 솔드아웃(완판)됐고 내년 역시 거의 솔드아웃 됐다"며 "글로벌 파트너사들과의 전략적인 협업을 통해 세계 최고의 고객 맞춤형 메모리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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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K하이닉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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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 사장은 HBM 경쟁 심화에 따른 과잉공급 우려에 대해선 "HBM4 이후가 되면 고객 커스터마이징 수요가 증가하고 수주형 사업으로 옮겨갈 전망인 만큼 과잉 공급에 대한 리스크는 줄어들 것"이라며 "AI 성능이 향상을 위한 파라미터 증가와 모달리티 확대, AI 서비스 공급자 확대 등 다양한 요인으로 중장기적으로 HBM 시장은 연평균 60% 이상 수요 성장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대만 TSMC와 기술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고 2026년 양산 예정인 'HBM4'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영식 SK하이닉스 제조기술 담당 부사장은 "HBM4부터는 성능, 효율을 최대로 끌어올려야 하는 난제에 봉착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로직 공정에서 TSMC와 협력하는 등 지금까지 보다는 훨씬 깊은 수준의 기술 교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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