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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는 애플이 ‘신형 아이폰에 AI 탑재’를 예고하면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애플이 지난 2일(현지시간) 발표한 1분기 실적을 보면 매출은 907억5000만달러(약 124조원), 순이익은 236억4000만달러(약 32조원)였다. 매출(-4%)과 순이익(-2%)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줄었지만, 중국 시장 매출 감소폭이 예상보다 낮아 실적 둔화 우려를 어느 정도 잠재웠다.
이날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새로운 아이패드 출시 행사와 다음달 열리는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AI와 관련해 “큰 발표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혀 주목받았다. 그는 “앞으로 몇 주 안에” 큰 발표가 있을 것이라며 생성형 AI에 대해 “제품 전반에 걸쳐 큰 기회”가 있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이 다음달 10일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향후 AI 로드맵을 공개할 것이라는 전망은 기정사실이 되고 있다. 애플의 차기 운영체제 iOS 18에 생성형 AI 기능이 대거 업데이트되면서 아이폰 16이 애플의 첫 AI폰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지난 3일 애플 전문 매체 애플인사이더는 애플이 자체 개발한 거대언어모델(LLM) 에이잭스(Ajax)와 다른 회사의 AI 모델을 함께 사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텍스트 요약이나 문서 분석, 검색 강화 등과 같은 기능은 자체 AI를 사용하고, 고급 추론 기능은 다른 회사의 AI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최근 블룸버그통신도 애플이 iOS 18 업데이트에서 AI 챗봇을 지원하기 위해 ‘챗GPT’ 개발사 오픈AI, ‘제미나이’를 보유한 구글과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추정만 무성한 상황이지만, 이러한 예측대로라면 삼성 갤럭시 S24처럼 ‘하이브리드 AI’가 된다. S24는 스마트폰 내 탑재된 온디바이스 AI 기반의 실시간 통·번역 기능을 제공하고, 클라우드 AI로는 구글 등 타사 서비스도 적용해 성능을 높였다.
루카 마에스트리 애플 최고재무책임자(CFO) 역시 생성형 AI를 위한 데이터센터 설립 계획이 없다는 뜻을 내비친 것도 이러한 추측을 뒷받침한다. 그는 애플의 오랜 관행인 공급업체, 파트너사와 함께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비용이 많이 드는 LLM 개발은 타사와 제휴하겠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애플은 전 세계 20억대가 넘는 기기로 연결된 애플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어 AI 기술을 적용하는 것 자체가 파급력을 가질 수 있다. 벤 바자린 크리에이티브 스트래티지스트 애널리스트는 “애플은 생성형 AI 기술이 삼성과 같은 경쟁자와 비교해 무엇이 다를지 보여줘야 한다”며 “아이폰 16의 판매량 사이클 역시 아이폰 15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돼 중대한 혁신 없이는 성장이 여전히 어려울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배문규 기자 sobbel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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