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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9 (토)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일자리 늘어나도 ‘이것’ 오르면 꽝”…바이든 vs 트럼프, 최대 승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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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유권자 71%, 경제에 부정적
“바이드노믹스 긍정적” 17%뿐

GDP 커지고 일자리 늘어나도
물가 오르면 체감경기는 악화

50년간 세계 인플레쇼크 57번
2년 안에 76%가 정권 뒤집혀


매일경제

미국의 한 마트에서 쇼핑하고 있는 사람들 모습. [로이터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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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경제야, 이 바보야”

1992년 미국 대선 캠페인에서 빌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대통령으로 당선시킨 슬로건은 ‘글로벌 선거의 해’를 맞은 올해도 적용될 전망이다.

특히 올해는 전례없는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중동 등 두 개의 전쟁으로 인한 세계적인 인플레 충격 3년차를 맞는다. 역대급 선거의 해가 장기화된 고물가로 고통받는 민심에 불을 질러 그 어느 해보다 ‘정권 심판론’이 힘을 얻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2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 미시간대 로스경영대학원의 공동조사 결과 미국 유권자 10명 중 7명(71%)이 현재 미국 경제 여건이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정책 ‘바이드노믹스’가 경제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고 응답한 사람도 58%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바이든 행정부가 표심을 의식해 ‘대중(對中) 슈퍼관세’ 카드를 연일 쏟아내고 있지만, 당장 미국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물가정책이 더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AP통신과 시카고대 여론연구센터(NORC)가 지난달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도 바이드노믹스의 대표 정책인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해 응답자의 17%만 미국 노동자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고, 24%는 미국 노동자에게 피해를 준다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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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매일경제가 최근 3년간 인플레이션 충격 이후 전세계 선거 결과를 분석한 결과,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고물가였다. 물가 인상률이 높아도 고성장으로 이를 상쇄할 수 있었던 나라의 집권당이나 대통령은 정권 유지에 성공했다. 서현진 성신여대 교수는 “세계 어느 선거에서나 ‘경제’와 ‘물가’ 문제는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로 작용해 왔다”면서 “물가 그 자체보다도 물가 이슈에 대처하는 집권 세력의 대처 방식이나 대국민 소통 등이 표심에는 더 중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물가가 유권자들의 표심에 미치는 파급력은 국내총생산(GDP)이나 실업률과 같은 거시경제지표보다 더 크다는 분석도 있다. 개별 유권자들이 체감하는 경기는 식료품비, 휘발유값, 주택 임대료 등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과 더 밀접하기 때문이다.

이안 브레너 유라시아그룹 회장은 “이같은 ‘경제적 역풍’은 세계 유권자의 3분의 2가 투표소로 향하는 올해 민주주의 국가에서 현재 집권 세력에 피해를 주고, 포퓰리즘 성향의 야권을 부추겨 유권자들의 불만을 심화시킬 것”이라며 “일부 정부는 지속불가능한 포퓰리즘을 시행하라는 압박에 인플레이션과 부채 문제가 추가로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유라시아그룹의 분석에 따르면 1970년 이후 약 50년 동안 인플레이션은 정권 교체 여부에 영향을 미쳐왔다. 경제협력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1970~2022년간 5개 분기 이상 연속해서 조사기간 중 상위 10% 수준에 해당하는 높은 인플레이션이 발생한 ‘인플레이션 충격’은 총 57번이나 발생했다.

이 같은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기록한 이후 2년간 선거를 통해 권력 교체가 일어난 사례가 76%에 달했다. 특히 1970년대 이후 ‘인플레이션 충격’ 발생 시 선거에서 정권이 교체된 경우는 72%였지만 , 1996년 이후 기간으로 좁히면 인플레 이후 80%에서 정권 교체가 일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선거와 무관하게 어떤 형태로든지 인플레 충격으로 권력이 교체된 경우도 1970년 이후 58%에 달했다.

미국 국무부 수석 정책고문을 역임한 데이비드 드워킨 전미주택콘퍼런스 회장은 “인플레이션의 문제는 심각한 경기침체 없이는 한 번 오른 식료품값이나 기름값이 내려가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GDP가 성장하고 일자리가 늘어도 사람들은 식료품 매장에 가거나, 주택 임대료를 낼 때, 주유할 때마다 경제가 나쁘다고 느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고물가 충격과 인플레이션 불안은 집권 여당에 절대 불리하다. 드워킨 회장은 “현직 대통령은 항상 인플레이션과 나쁜 경제 때문에 비난을 받는다. 실업은 실업자만 체감하지만 인플레이션은 모든 유권자가 경험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때문에 집권세력은 통상 선거의 해에 막대한 재정지출을 편성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해 전 세계 공공부채가 세계 GDP의 93%에 달해 팬데믹 이전 대비 9%포인트나 높아졌다고 우려했다. 골드만삭스가 전세계 1100회 선거 사례를 분석한 결과, 선거가 있는 연도에 GDP 대비 기본 재정수지는 평균 약 0.4%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와 독립적으로 운영돼야 하는 중앙은행들도 선거를 앞두고 금리 인하에 나서는 경향이 관측됐다. 골드만삭스 조사에 따르면 선거철 각국의 정책금리(기준금리)도 경제적 요인으로 예상되는 금리 수준보다 0.2~0.25%포인트 더 내려가는 경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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