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워싱턴 의사당 밖에서 열린 국가 평화 경찰 추도식에 참석해 연설을 하고 있다. 2024.05.16 ⓒ 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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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지도부에 대한 체포영장 청구를 강력히 비판했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 지도자에 대한 ICC 검사의 체포영장 신청은 터무니없다"고 말했다.
그는 "ICC 검사가 무엇을 암시하든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에는 어떤 동등성도 없다"며 "우리는 이스라엘의 안보 위협에 맞서 항상 이스라엘 편에 설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ICC의 검찰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 하마스의 지도자 3명에게 전쟁범죄 및 반인도적 범죄 혐의로 체포 영장을 신청했다.
ICC 소속 카림 칸 검사는 "우리 사무실에서 수집하고 조사한 증거에 근거해 네타냐후와 갈란트가 적어도 2023년 10월 8일부터 팔레스타인 영토(가자 지구)에서 자행된 다음과 같은 전쟁 범죄 및 반인도적 범죄에 대해 형사 책임을 져야 한다고 믿을 수 있는 합리적인 근거를 가지고 있다"며 영장 청구 취지를 설명했다.
미국은 ICC의 사법권 자체를 부정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ICC 검사가 이스라엘과 하마스를 동등하게 보는 것을 거부한다"며 "하마스는 홀로코스트 이후 최악의 유대인 학살을 자행한 테러 조직이며 미국인을 포함한 수십명을 인질로 여전히 잡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ICC는 이 문제에 대한 관할권이 없다"며 "ICC의 이번 결정은 인질 석방과 인도적 지원을 확대할 수 있는 휴전 협정에 이르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도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동등한 관계가 아니다"며 "ICC는 가자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과 관련해 어떤 사법권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ICC 판사들은 이제 영장 발부 결정을 앞두고 있다. 실제 영장 발부가 이뤄지면 2002년 ICC가 설립된 이후 서방의 지원을 받는 지도자에 대한 첫 영장 발부 사례가 된다. ICC와 유엔 로마 협약에 서명한 123개 회원국은 자국 땅에 들어오는 대로 대상자를 체포해서 네덜란드 헤이그에 이첩해야 한다.
네타냐후 총리는 "터무니없고 거짓이며 현실 왜곡"이라고 반발했다. 그는 "민주주의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대량 학살자들을 비교하는 것은 혐오스럽다"며 "이스라엘이 하마스에 맞서 '완전한 승리'를 추구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하마스 측도 자신들의 지도부와 관련한 체포 영장 발부에 대해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 지도자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는 "7개월이나 늦었다"고 밝혔다.
이지현 기자 jihyun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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