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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정상 만난 중국 총리, 경제 협력 뜻 모았지만…대만 두고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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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창 중국 총리가 4년 5개월 만에 열리는 한·일·중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서울을 방문해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각각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리 총리는 각각의 회담에서 양자 경제 협력을 강조하면서도 대만 문제에 대해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신경전을 펼쳤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한·일·중 정상회의 계기 중국과 한국, 일본 간 양자 회담에 따른 경제, 외교 등 관계 변화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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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차 한·일·중 정상회의가 27일 서울에서 4년 5개월 만에 개최된다. 사진은 (왼쪽부터) 리창 중국 총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윤석열 대통령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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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중국 국영CCTV·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리 총리는 한·일·중 정상회의 개최 하루 전날인 이날 오전과 오후 각각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를 만나 양자 회담을 진행했다. 회담의 주요 의제는 무역과 대만이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리 총리는 각각의 회담에서 양국 간 경제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대만 문제에 대해선 중국의 입장을 전하며 (한국과 일본에 대한) 비난을 언급했다"며 리 총리의 양자 회담을 평가했다.

중국 현지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리 총리는 윤 대통령과 회담에서 한중 간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의 속도를 높이기로 합의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리 총리는 첨단 제조업, 신에너지, 인공지능(AI), 바이오의약 등의 분야에서 중국이 한국과의 협력을 강화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 기업을 포함한 외국인 투자를 보호하겠다고 약속했고,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과 별도 회동에서도 이를 강조했다.

다만 리 총리는 "경제·무역 문제를 정치 또는 안보 문제로 전환하는 것에 반대한다"며 대만 독립 문제나 미·중 갈등이 경제적 분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우려를 드러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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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뉴스1) 이재명 기자 =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왼쪽)와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26일 한·일·중 정상회의 참석차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202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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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총리는 기시다 총리와 회담에서도 양국 간 새로운 고위급 경제 대화 시작에 합의하면서도 대만 문제에 대한 일본의 입장에 불만을 드러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회담에서 중국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 조지 해제를 요청하고, 대만 해협 안정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중국의 군사력 확장에 대한 일본의 '심각한 우려'를 전달했다.

이에 리 총리는 "일본이 해당 문제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한다"며 "역사와 대만 문제를 제대로 처리할 것"을 촉구했다고 한다. 중국은 지난해 일본의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의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출 계획 강행에 반발하며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중국의 이 조치로 양국 관계가 악화했다고 SCMP는 전했다.


미국과 갈등·대만 갈등 탓…"3국 정상회의 큰 성과 기대 어려워"

전문가들은 한국과 일본이 세계 경제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중국과의 경제 협력을 원하고 있지만, 대만 독립과 미국과 갈등 등 지정학적 긴장에 협력 관계가 제한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또 27일에 열리는 한·일·중 정상회의에서 의미 있는 성과가 도출될 가능성이 작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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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리창 중국 총리가 26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제9차 한일중 정상회의 환영 만찬에서 만찬사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5.2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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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크리스 존스톤 전 국가안보회의 동아시아 국장 겸 일본 전문가는 워싱턴포스트(WP)에 "경제 문제에 대한 중국과의 관여 기회는 양국(한국과 일본)에 모두 매력적이다. 하지만 중국의 행동과 의도에 대한 깊은 우려와 미국과의 긴밀한 협력 등으로 (이번 회담을 통한 3국 관계의) 큰 맥락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이번 회의 개최로 3국의 관계 개선 의지가 확인됐고, 이를 미국이 경계해야 한다는 경고도 존재한다. 미 스탠퍼드대의 다니엘 스나이더 동아시아 정책 전문가는 "(한·일·중 정상회의 및 양자 회담 개최가) 미국을 놀라게 할 만한 일은 아니지만, 미국 동맹국이 (중국에 대한) 각자의 이해관계가 있고, 우리(미국)와 항상 같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번 정상회담은 미국의 동맹국들이 각자의 국익을 위해 미국과 엇갈리는 외교정책에 나설 수도 있다는 것을 상기시킨다고 짚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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