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 근처 마을에서 구조대가 러시아군의 로켓 공격으로 붕괴된 건물을 수색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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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들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이 제공한 무기를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영토 공격에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허용했다고 3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국 행정부의 한 관리는 우크라이나 북동부 도시 하르키우의 방어를 위해 이런 조처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은 하르키우 지역을 공격하거나 이 지역에 대한 공격을 준비하는 러시아군에 대한 반격에 미국이 제공한 무기를 쓸 수 있도록 지시했다”며, 국경에서 가까운 러시아군의 미사일, 대포, 글라이더 폭탄 시설이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사거리 300㎞에 파괴력이 큰 에이태큼스 미사일을 이용한 공격이나 러시아 내부 깊숙한 곳에 대한 공격을 금지하는 정책은 여전하다고 했다.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은 국경에서 20㎞ 떨어진 하르키우를 놓고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런 결정은 전황이 러시아군에 유리하게 돌아감에 따라 우크라이나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유럽 쪽 동맹들이 서구 제공 무기의 러시아 영토 공격 허용을 촉구하는 가운데 나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28일 “우리는 미사일이 발사되는 (러시아) 군사기지를 무력화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며 우크라이군이 서구가 준 무기로 러시아를 타격하게 하자고 주장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도 30일 “일부 제한을 풀어야 우크라이나가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자국이 제공한 무기를 러시아 영토 공격에 쓰는 것을 제한적으로만 승인한 것은 우크라이나 2대 도시가 러시아군 수중에 떨어질 가능성을 우려하는 한편으로 확전은 피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미국은 전황과 러시아의 대응을 살피며 이런 제한의 추가 완화를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8일 이런 움직임에 대해 “끊임없는 긴장 고조는 심각한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30일 “우크라이나가 서구 무기로 러시아 민간 시설을 공격하면 러시아군은 비례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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