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구적 휴전·이스라엘군 철수 등 내용 주목
하마스 "이스라엘이 약속하면 건설적 검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의 메모리얼 원형극장에서 열린 제156차 메모리얼 데이(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알링턴=AP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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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가자지구 전쟁과 관련한 3단계 휴전안을 이스라엘 측이 새롭게 제안했다고 공개했다. 무엇보다 '영구 휴전' 가능성이 담긴 휴전안이다. 8개월 가량 출구 없이 이어져 온 가자지구 전쟁에서 휴전 협상이 급물살을 탈 수 있을지 주목된다.
"1단계서 6주간 정전한 뒤 영구 휴전 협상하자"
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긴급 회견을 열고 "이제는 전쟁을 끝내고, 그 다음 날을 시작할 시간"이라며 "이스라엘이 새로운 제안을 내놓았으며, 이는 지속적인 정전과 모든 인질의 석방을 담은 로드맵"이라고 밝혔다. 새 휴전안은 이날 카타르를 통해 하마스 측에 전달됐다는 설명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공개한 이스라엘의 휴전안은 총 3단계로 이뤄졌다. 1단계에서는 6주간 완전한 정전과 인구 밀집 지역에서의 이스라엘군 철수, 여성과 노인 등 일부 인질의 석방이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 하루 600대의 구호 트럭이 가자지구로 들어가 인도주의 위기 해소에 나선다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이 6주 동안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적대행위를 영구적으로 종료하는 2단계로 넘어가기 위한 협상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협상이 6주 넘게 걸릴 경우 대화가 이어지는 한 정전 상태는 이어진다"며 "하마스가 약속을 지키는 한 임시 휴전은 영구 휴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이집트, 카타르가 협상을 보장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이를 통해 양측이 2단계 합의에 도달하면, 모든 생존 인질을 교환하고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서 철군한다는 내용이다. 마지막 3단계에서는 가자지구 재건 계획이 시작된다고 바이든 대통령은 덧붙였다.
지난달 30일 가자지구 자발라이아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받은 건물 잔해를 둘러싸고 있다. 자발리아=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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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이스라엘에 물러서서 이 기회가 사라지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생각해보라고 설득했다"며 "지금은 진정으로 결정적 순간"이라고 말했다. 현 시점에서 더 이상 하마스에게는 지난해 10월 7월의 기습과 같은 군사 작전을 벌일 역량이 남아 있지 않으며, 이스라엘의 안보 불안도 해소됐다는 게 바이든 대통령의 주장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에 하마스는 환영의사를 밝혔다. 하마스는 이날 성명에서 "영구적 휴전과 가자지구에서의 (이스라엘군) 완전 철수, 가자지구 재건, 실향민 귀환, 진정한 포로 교환에 기반한 어떠한 제안에도 점령세력(이스라엘)이 합의를 지키겠다는 약속을 명확히 밝힌다면 건설적 태도로 임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휴전안 승인'했다면서도 "하마스 제거할 것"
하지만 여전히 문제는 여전히 모호한 이스라엘 측의 반응이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바이든 대통령 발언 직후 성명을 통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자국 휴전협상단에 최신 휴전안 제시를 승인했다"고 확인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휴전안의 내용이 바이든 대통령이 공개한 내용과 동일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언급하지 않았다고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이 보도했다.
여기에 총리실은 "우리의 제안은 남은 인질 125명의 귀환과 하마스의 군사 및 통치 역량 제거를 포함한 이스라엘의 모든 전쟁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전쟁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하마스 소탕이 완전한 승리이며, 그 전까지 영구 휴전은 불가하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셈이다.
위용성 기자 u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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