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중 무릎 치료 위해 방문
美·中 대립 격화 속 회동 주목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사진)가 이달 중 미국을 방문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선을 앞두고 ‘중국 때리기’가 한창인 미국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등 미국 고위급과의 만남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달라이 라마는 무릎 치료를 위해 미국을 찾는다. 그의 미국행에 따라 공개 행사는 20일부터 일시 중단될 예정이다. 달라이 라마 사무실 측은 성명을 통해 “그의 미국 방문 이후 공개 행사는 재개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티베트 망명정부가 있는 인도 북부 히마찰프라데시주 다람살라에 언제 돌아갈 것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연말 미 대선을 앞두고 중국 문제가 핫이슈로 부각하는 상황에서 달라이 라마가 방미를 계기로 미 고위직과 회동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달라이 라마는 이전 방미 때 미국 대통령과 회동한 적이 있지만, 이번에 바이든 대통령과 만날지는 알려진 바가 없다. 로이터통신은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국무부 측이 달라이 라마 방미 때 미 고위직과 회동 가능성에 대해 응답하지 않거나 “현재로선 확인할 것이 없다”는 반응을 내놨다고 전했다.
외교가에서는 미국 패권을 위협하는 중국과 관련한 이슈가 미국 연말 대선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포함해 미 의회와 행정부 고위직들이 달라이 라마를 만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 최근 미국은 중국의 첨단 기술 산업 접근을 배제한 디리스킹(위험 제거) 정책을 본격화하고 있다. 중국산 전기차와 전기차용 배터리, 반도체 등에 대한 관세 인상을 확대 적용하고 생산 과잉을 경계하는 한편 대만·남중국해 문제에 이전보다 더 적극적으로 개입해 중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류펑위(劉鵬宇)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중국은 달라이 라마의 반중 분리주의 활동을 단호히 반대하며, 어느 나라 관리들이 그와 어떤 형태로든 접촉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SCMP는 전했다. 1935년 티베트에서 태어난 달라이 라마는 1959년 독립을 위한 봉기를 일으켰다가 중국 당국의 무력 진압으로 실패하자 다람살라에 망명정부를 세우고 비폭력 독립운동을 이끌어왔다.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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