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한 미개척 지점 4라그랑주점
2029년엔 소행성 아포피스 관찰
“2만 년에 한번 있는 초근접 기회”
소행성 ‘아포피스’ 탐사선의 상상도. 한국천문연구원 제공 |
우주개발 구심점 역할을 할 우주항공청이 지난달 30일 개청식을 하며 향후 수행할 우주 탐사 목표를 공개했다.
개청식과 함께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1차 국가우주위원회’는 탐사 분야의 새 목표로 ‘제4라그랑주점(L4)’과 소행성 ‘아포피스’ 탐사를 제시했다. L4와 아포피스 탐사는 미국, 중국, 유럽을 비롯한 우주개발 선도국들이 아직 진출하지 않은 미지의 영역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라그랑주점은 제1라그랑주점(L1)부터 제5라그랑주점(L5)까지 총 5개의 지점이 있다. 한국이 L4를 지목한 것은 다른 지점에는 우주 선도국이 진출했거나 진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L4는 L5와 함께 이론적으로 다른 지점보다 물체가 안정된 평형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것으로 여겨진다. 라그랑주점을 기준으로 원심력을 형성하는 두 천체가 일정한 질량비를 만족했을 때 안정적인 평형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L4에선 ‘태양-지구’와 ‘달-지구’가 이러한 질량비를 만족한다.
L4 탐사는 앞서 한국천문연구원 등을 중심으로 탐사 기획연구가 추진됐지만 정부 연구개발(R&D) 예산이 삭감되면서 좌초됐다. 천문연 관계자는 “당시 기획에는 L4에 탐사선을 보내 지구와 같은 동기로 태양을 공전하면서 태양을 관측하는 내용이 담겼다”며 “우주 격전지로 불리는 라그랑주점은 우주 자원 획득의 단서를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우주청 개청을 계기로 탐사가 재개된 것은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라그랑주점과 함께 탐사 목표로 낙점된 소행성 아포피스는 2029년 지구에 초근접하는 소행성이다. 지름이 370m 크기로 2029년 4월 지구 정지궤도 안쪽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2만 년에 한 번 일어나는 드문 현상이다. 학계에선 아포피스가 지구에 근접해 통과할 때 생기는 다양한 물리 작용에 주목하고 있다.
소행성 탐사는 태양계 탐사 미션 중에서 가장 도전적인 과제로 여겨진다. 우주 공간을 수억 km 비행해 지름이 1km도 되지 않는 소행성에 정확히 안착하는 데 첨단 과학과 수학, 기술이 필요하다. 아포피스 탐사를 위한 기술 개발 과정 자체가 한국의 우주 기술 역량 제고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라그랑주점 |
태양과 지구의 중력이 균형을 이뤄 우주 공간에 머문 상태로 탐사를 진행할 수 있는 곳이다. 연료를 아낄 수 있어 탐사에 유리한 장소로 꼽힌다. |
박정연 동아사이언스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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