퓰리처 받은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브렛 스티븐스
“바이든이 할 수 있는 가장 용기있는 일은 퇴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2일 이탈리아 브린디시 국제공항에 도착해 현지 관계자들의 영접을 받고 있는 모습. 바이든 대통령은 13~15일 이곳에서 열리는 7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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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의 칼럼니스트 브렛 스티븐스는 지난 11일 ‘조 바이든이 할 수 있는 가장 용기 있는 행동(The Most Courageous Thing That Joe Biden Can Do)’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바이든이 ‘승리’하기 위해 남은 유일한 선택지는 대선 후보에서 물러나 민주당의 조시 샤피로 펜실베이니아주(州) 주지사나 그레첸 휘트머 미시건 주지사에게 후보 자리를 물려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샤피로는 50세, 휘트머는 52세로 민주당 내에서 ‘차세대 주자’로 주목받는 정치인들이다.
스티븐스는 러시아·우크라이나 및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장기화와 바이든 행정부의 사태 해결 능력 부족, 이란 핵(核) 협상 등에서 부각된 미 외교 정책의 우유 부단함 등을 거론하면서 “이런 모든 것(바이든 행정부의 난맥상)들은 바이든에게 미국을 위한 승리이자 궁극적으로 역사에서 (바이든이) 유산을 남길 수 있는 하나의 선택지를 남긴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가 출마하지 않고 다른 후보에게 양보하는 것이다. 자유 세계의 안보·평화를 지키기 위해 힘들고 용감한 일을 할 수 있다”며 퇴진을 권유했다. 그는 “아직 시간이 있다”며 “(퇴진은) 용기 있고 명예로우며 변혁적인 유산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스티븐스는 바이든 행정부가 러시아에 맞서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필요한 무기들을 제때 지원하지 않고 러시아의 공격에 밀려 벼랑 끝까지 갔을 때만 첨단 무기 지원을 승인하는 데 대해 신랄하게 비판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그간 ‘확전 우려’를 이유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무기는 우크라이나 지원 대상에서 제외해왔다. 그러나 그는 “미국이 이제야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탄도미사일 에이테킴스(ATACMS)를 지원한 건 좋은 일”이라면서도 “왜 이렇게 오래 걸렸나. 우크라이나가 항상 패배 직전에 몰릴 때까지 (미국의 지원을) 미루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F-16 등을 포함해 러시아 본토를 노릴 수 있는 미국 무기를 더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야 트럼프 행정부로 바뀌어 우크라이나 지원이 대폭 줄어들더라도 바이든이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는 것을 일종의 ‘외교적 유산’으로 남길 수 있다는 취지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해서도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실업률은 낮아지지 않을 것”이라며 “2022년의 인플레이션이나 현재의 고금리를 없앨 수 있는 마술 지팡이도 없다”고도 했다.
NYT의 간판 칼럼니스트가 미 대선을 불과 5개월 남기고 바이든의 퇴진을 공개 거론하면서 미 정가는 13일 뒤늦게 들썩이고 있다. 해당 칼럼에는 1600개의 댓글이 달려 “스티븐스의 말이 일리가 있다”는 의견과 “민주당이 자당 후보를 도우지는 못할 망정, 존재를 부인하는 건 트럼프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란 의견이 팽팽하게 갈렸다.
X(옛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서도 지난 몇일 간 바이든의 고령(高齡) 문제와 함께 스티븐스의 칼럼이 논란이 되고 있다. 많은 민주당 지지자들은 ‘NYT는 브렛을 해고해야 한다’는 과격한 주장들도 내놓고 있다. 스티븐스는 앞서 지난 2021년 때도 칼럼에서 바이든이 재선에 도전해선 안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 81세로 최고령이다. 재선에 성공할 경우 1985년 취임 선서 당시 73세였던 최고령 재선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보다 10세 더 많게 된다.
[워싱턴=이민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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