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의미 없어 보이는 일들도 반복되면 의미가 생깁니다. 일시적 유행에서 지속하는 트렌드가 되는 과정이죠. 트렌드는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욕망과 가치를 반영합니다. 예측할 수 없는 미래의 모호함을 밝히는 한줄기 단서가 되기도 하고요. 비크닉이 흘러가는 유행 속에서 의미 있는 트렌드를 건져 올립니다. 비즈니스적 관점에서는 물론, 나아가 삶의 운용에 있어서 유의미한 ‘통찰(인사이트)’을 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최근 운동화 한 켤레만으로 나이키∙아디다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브랜드가 있습니다. 미국 아웃도어 기업 ‘데커스’가 보유한 ‘호카(HOKA)’입니다. 칼 멜처, 짐 위슬리 등 마라톤 선수들은 물론이고 해외 팝스타 브리트니 스피어스, 인플루언서 카일리 제너, 배우 리즈 위더스푼 등 수많은 유명인이 이 신발을 신으면서 국내외 러너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습니다.
호카는 데커스 그룹 내 입지를 확장하고 있다. 유충민 P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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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카는 2009년 프랑스 아웃도어 브랜드 ‘살로몬’ 출신의 니코머무드와장 뤼크디아르가 만들었습니다. 2013년 인수 당시 매출은 300만 달러에 불과했지만, 2022년 10년 만에 14억1000만 달러까지 뛸 만큼 급성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호카 브랜드 국내 유통을 담당하는 장만식 조이웍스 부사장도 “데커스 그룹 내 호카 매출 비중이 과거 11%에서 지난해 42%까지 뛰면서 그룹 내 스포츠 브랜드 전문 경영인까지 둘 정도로 호카의 중요성이 커졌다”고 했습니다. 데커스는 현재 나이키∙아디다스에 이어 전세계 신발 전문 제조사 시가총액 3위입니다.
고급화 이미지로 빠르게 성장한 호카. 유충민 P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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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카라는 이름은 뉴질랜드 마우리족의 말로 ‘날아오르다’에서 따왔습니다. 그 이름처럼 편안함을 내세웁니다. 운동할 때 발 충격을 흡수하고, 부상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넓고 두꺼운 밑창을 구상한 이유입니다. 러너뿐만 아니라 식당 종업원∙간호사 등 오래 서서 일하는 사람들에게까지 입소문이 나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잘 넘어지기로 유명한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역시 호카를 선택했습니다. 편안함에만 집중하다 보니 소비자들에게 못생겼다는 평을 받았지만, ‘어글리 슈즈 트렌드’를 만나 패션 시장 쪽에서 인기를 끌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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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품질만으로 승부를 보진 않았습니다. 호카는 초창기에 고급화 이미지에 집중했습니다. 수요보다 적은 물량을 공급했고, 최대한 비싼 가격을 유지했죠. 게다가 ‘풋로커’같은 유명 운동화 판매 입점도 거절합니다. 그래서인지 소셜미디어에 호카 운동화를 신은 사진을 올리는 유명인들이 많아지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러닝 열풍도 호카 성장에 영향을 미쳤죠.
‘비크닉’ 유튜브 채널의 ‘B사이드’에서는 호카가 러너들에게 주목받는 이유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를 다뤄봅니다. 음모론적인 질문으로 브랜드의 의도를 파헤쳐 봅니다.
서혜빈 기자 seo.hyebin@joongang.co.kr, 유충민·장우린PD, 고은비·최린 인턴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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