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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4 (목)

홍준표, 박세리 부친 향해 “부모는 자식에 대한 무한책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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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 이겨낸 ‘국민영웅’ 박세리 “걱정해주시는 모든 분을 위해 다시 용기 낸다”

세계일보

뉴시스, 인스타그램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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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리 박세리희망재단 이사장이 아버지 고소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연 지 하루만에 재차 심경을 전했다.

역시 ‘국민영웅’이라는 칭호에 걸맞은 메시지를 내 주목을 받고 있다. 회견 이후 시민들을 그를 향한 위로와 지지를 쏟아내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박 이사장은 “저를 걱정해 주시는 모든 분을 위해 다시 한번 용기를 낸다”고 어렵게 말문을 열였다.

그는 19일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에서 “앞으로 더 단단하게 나아갈 수 있는 계기로 삼아 저의 또 다른 도전과 꿈을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껏 내가 해야만 했고 지켜야 한다고 믿었던 소중했던 것들, 그간 나의 생각과 노력들, 그 모든 게 저의 착각이었을 수 있다는 어쩌면 그 또한 저의 욕심이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이제라도 깨달을 수 있음에 감사하다”고 적었다.

앞서 전날 기자회견 내내 단단한 태도로 답변을 이어가던 박 이사장은 그와 24년 인연이 있는 한 기자의 질문을 받고 흔들렸다. 기자는 “2000년쯤부터 오랫동안 같이 봐 왔고 같이 현장에 있던 기자로서 이런 일이 있다는 게 굉장히 안타깝다”며 “참 만감이 교차한다. 제 목소리도 떨리는 심정”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아버지나 어머니, 자매들이 함께했던 시간들이 참 보기 좋았다”면서 “충분히 엄마나 언니와 소통이 되는 상황인데, 이런 일이 있기 전에 (아버지를) 막을 수는 없었는지 (묻고 싶다). 이런 일로 이 자리에 나와 있는 우리 박 프로의 모습을 보니까 참 안타까워서 질문한다”고 했다.

질문을 받은 박 이사장은 약 1분간 말을 잇지 못했다.

당장이라도 울음이 터질 듯한 얼굴로 감정을 추슬러 봤지만 끝내 눈물을 참지 못했다. 박세리는 “저는 눈물이 안 날 줄 알았어요 진짜”라며 힘겹게 입을 열었다. 그는 “왜냐면 화도 너무 나고…. 말씀하신 것처럼 정말 가족이 저한테 가장 컸으니까. 그게 다인 줄 알고 시작을 했고”라고 말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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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부친 고소 관련 기자회견에 나선 박세리. ‘엠빅뉴스’ 영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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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막을 수 없냐고 말씀하셨는데, 막았다. 계속 막았고 계속 반대했다. 그 부분에 있어서 아빠와 제 의견이 완전히 달랐다. 한 번도 아빠의 의견에 찬성한 적도 동의한 적도 없다”면서 “저는 그냥 제 갈 길을 갔고, 아버지 가시는 길을 만들어드렸다. 그게 제가 해드릴 수 있는 최선이었다”고 얘기했다.

박 이사장은 “제가 정말 많은 기자회견을 했었잖나. 항상 좋은 일로만 기자회견을 했었다”며 울먹였다. 이내 감정을 다잡고 “근데 어차피 지금 벌어진 일이기도 하고, 앞으로 해결될 일만 남았다. 저는 앞으로 갈 길이 확고히 정해져 있는 사람이다. (아버지 일과 관련해선) 제가 더 이상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박 이사장 아버지 박준철 씨는 “재단의 도장을 위조하지 않았으며 사업 시공사 측의 요청에 따라 동의만 해준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박 씨는 지난 11일 MBC를 통해 “박세리가 있어야 얘들(시공사)이 대화할 때 새만금에서 인정해주지 않느냐는 생각에… 내가 아버지니까 그래도 내가 나서서 할 수 있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을 했던 것”이라고 했다. 그는 박 이사장의 기자회견에 대해선 아무런 입장도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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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자 추가 선정으로 박세리는 앞서 수상자로 선정된 윤윤수 휠라홀딩스 회장과 함께 2024년 밴 플리트상을 공동으로 받는다. 밴 플리트상 수상하는 윤윤수 회장(왼쪽)과 박세리. 코리아 소사이어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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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이사장이 부친 관련 논란 속에서도 한미관계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밴 플리트상’을 받게 됐다. 한미 친선 비영리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는 매년 한미관계에 공헌한 인물이나 단체에 주는 밴 플리트상의 올해 수상자로 박 이사장을 추가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코리아소사이어티는 박 이사장 선정 배경에 대해 “스포츠를 통해 미국과 한국의 유대 강화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박 이사장이 오랫동안 부친의 빚을 대신 갚아 왔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데 대해 홍준표 대구시장이 박세리 부친을 향해 일침을 놨다.

홍 시장은 자신이 만든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박세리 사건을 언급하며 “시장님이 생각하는 아버지의 자격이 뭔가”라고 질문하자 “부모는 자식에 대한 무한책임이 있다”고 답했다. 이어 “(그런 면에서) 박세리 일은 본말이 전도됐다”면서 “부모란 자식을 위해 모든 것을 내주고도 더 필요한 게 더 없는가 살피는 존재인데 박 이사장의 경우 딸이 아버지에 대해 무한책임을 져온 것 같다”고 했다.

골프선수 때 봤던 아버지와 다른 아버지의 모습을 보는 박 이사장의 심정이 이날 기자회견에 고스란히 녹아 있었다. 자식 잘못은 ‘부모 탓’이라고 하는데 ‘부모 잘못’은 누구 탓일까.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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