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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시사용어] '풀링'과 연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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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택 객원논설위원

◇ 풀링

대학과 연구기관의 연구비 부정 사용과 횡령이 문제가 되자 풀링(Pooling)이란 단어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Pooling은 수영장, 웅덩이의 뜻과 함께 기관이나 단체, 연구소 등에서 공동이용을 목적으로 자금이나 정보를 모으는 것을 말합니다.

원래 대학이나 병원, 연구기관의 교수나 연구원이 국가 혹은 민간에서 따낸 연구비는 따낸 사람이 해당 사업에 써야 하는데 연구비를 한꺼번에 섞어서 쓰는 일이 많다고 합니다. 쉽게 말하면 공동 계좌에 넣고 쓴다는 것이지요.

풀링은 결국 연구비 부정 사용인데 처벌받는 사례도 있습니다. 실제로 2023년 9월에는 수도권 약학대학 교수들이 연구실 운영비 1억3000여만원을 받아 풀링을 하며 544만원을 횡령하다 처벌받은 일이 있습니다. 2011년 11월에도 울산의 한 대학 교수가 연구비를 부풀려 받은 돈을 풀링하다 적발됐습니다.

풀링은 관리가 소홀해 직원이 연구비를 빼돌리는 일도 있고, 대학에선 학과장 재량으로 교수들에 분배하기도 하는데 이런 일은 연구 의욕을 떨어뜨리고, 회계 투명성을 저해할 우려가 크다고 합니다.

풀링을 관행으로 보기도 합니다. 오랫동안 내려오는 연구비 사용 관행을 하루아침에 고치기는 어렵겠지만 효율적인 연구비 사용에 대해 고민은 해야 합니다.

◇ 정치적 쇼잉

'정치적 쇼잉'(Political Showing)은 정치적인 보여주기 또는 공치사라는 뜻인데 최근 연금개혁을 두고 정치권에서 자주 사용된 표현입니다. 막말로 하면 정치적 쇼라는 말인데 좋은 뉘앙스의 단어는 아닙니다.

대통령실과 정부 여당의 연금개혁에 방관적 태도를 취하다 개혁이 미뤄질 것처럼 보이자 야당 정치인이 여당 안을 받아들일 테니 연금개혁을 서두르자고 했는데 이를 두고 정치적 보여주기 아니냐는 말이 나왔습니다.

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수련병원을 떠나 혼란이 큰데, 정치인이 가만히 있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나서거나 숟가락을 올려놓고 다른 사람에게 '이만큼 노력했다'는 것을 보여주려 한다면 이 역시 정치적 쇼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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