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서도 “B급 청문회 같았다”
지난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해병대원 특검법’ 입법 청문회에 이종섭(뒷줄 왼쪽) 전 국방부 장관 등 증인들이 참석한 모습. 12시간가량 진행된 이날 청문회는 진상 규명 대신 야당 의원들의 막말·갑질·조롱만 남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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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지난 21일 강행한 ‘해병대원 순직 사건 특검법’ 입법 청문회를 둘러싼 비판이 커지고 있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비롯한 이 사건 증인 11명이 출석해 12시간 가까이 청문회가 진행됐으나, 쟁점 의혹에 대한 진상은 가려지지 않고 야당 의원들의 갑질성 막말과 조롱만 남았다는 지적이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23일 입장문을 내고 “지난 금요일, 국회 법사위 회의장은 폭력과 갑질로 얼룩진 광란의 무법 지대였다”며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유감 표명과 재발 방지 약속을 요구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미 공수처가 수사 중인 사건의 참고인을 불러 온갖 모욕과 협박·조롱을 일삼았고, 법사위원장은 ‘회의장 퇴장 명령’을 반복했다”며 “‘이재명 방탄’을 위한 호위 무사들의 충성 경쟁이었다”고 했다.
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사위원장이 증인들의 답변 거부와 태도를 문제 삼아 ‘10분 퇴장’ 명령을 반복한 점 등을 지적한 것이다. 이에 대해 정 위원장은 페이스북에 “국민의힘에서 구시렁대던데, 의사 진행을 방해하는 국회의원에게도 질서유지권을 발동하겠다”고 했다. 앞으로 법사위에서 여당 의원에게도 ‘10분 퇴장’ 명령을 내리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 내에서도 “저질 코미디 같은 청문회”라는 비판이 나왔다. 한 법사위 관계자는 “의원들이 쇼츠(짧은 영상) 뽑아내기에 열중한 것 같다”고 했다. 진상 규명보다 강성 지지층의 관심을 끌기 위한 ‘쇼’를 하는 데 치중했다는 것이다. 김용민 의원은 청문회장에 띄운 자료 화면에 윤석열 대통령이 내복 차림으로 반려견을 안고 있는 사진을 올렸다. 김승원 의원은 작년 7월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에게 걸려온 대통령실 내선 전화번호 뒷자리가 7070이라면서 “번호도 7070이 뭡니까. 천공천공이에요?”라고 했다.
다만 이 전 국방부 장관,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 핵심 증인들이 공수처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증인 선서’를 거부하고, 야당 의원들 질의에 대부분 답변할 수 없다는 취지로 대응해 명확한 사실관계가 드러나지 않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청문회장에서 증인 선서까지 거부하는 모습이 오히려 국민적 반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했다.
[주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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