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각개목표 타격 가능하게 분리”
軍 “비행 초기 단계서 폭발” 반박
전문가 “폭발 아냐… 성공 가능성”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미사일총국은 26일 미사일 기술력 고도화 목표 달성에 중대한 의미를 가지는 개별 기동 전투부(탄두) 분리 및 유도조종 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하였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시험 목적과 관련해 “다탄두에 의한 각개 표적 격파 능력을 확보하는 데 있다”고 했다. 미사일 하나에 탄두를 여러 개 장착한 다탄두는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에 장착할 경우 미국 워싱턴과 뉴욕 등을 동시 타격할 수 있는 위협적인 기술이다. 북한은 여러 개의 탄두 중 일부는 ‘기만체’였다고 주장했다. 기만체는 다른 탄두가 목표를 타격할 수 있게 상대의 요격 미사일을 유인하는 역할을 한다.
그래픽=이철원 |
우리 군은 북한의 이런 주장을 반박했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이 어제 발사한 미사일은 비행 초기 단계에서 폭발했다”며 “북한이 오늘 다른 내용으로 공개했는데 그것은 기만과 과장을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실장은 “비행이 정상적이지 않았다”며 “오늘 북한이 공개한 것은 작년 3월 16일 발사한 화성-17형 액체연료형 ICBM과 유사한 형태”라고 했다. 공개된 사진의 발사 장면이 과거 사진을 바탕으로 조작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 평가는 엇갈렸다. 장영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미사일센터장은 “실제 ICBM에서 요구되는 고도에서 충분한 유도 제어 능력을 갖춘 시험을 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 다탄두는 대기권 재진입 이후 하강 국면에서 분리돼야 하는데, 북한이 전날 발사한 미사일은 체공 시간이 짧아 이를 제대로 시험할 수 없었을 거란 뜻이다. 하지만 합참 출신 전직 고위 장성은 “북한이 공개한 사진만을 놓고 보면 공중 폭발이 일어났다고 보기 어렵다”며 “특히 북이 공개한 3장 중 ‘기만체 분리’ 사진을 보면 나선형의 비행운이 식별되는데 이는 기만체가 분리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폭발이 일어났을 때와는 다른 현상”이라고 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북한은 ICBM 완성을 위한 다탄두 기술 확보를 공개적으로 추진했고, 지금 시험 단계에 온 것”이라며 “한·미에 맞서 일종의 ‘북한판 확장 억제’ 능력을 과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편 한·미·일 3국의 첫 다영역 연합훈련 ‘프리덤 에지(Freedom Edge)’가 27일 제주 남방 공해상에서 시작됐다. 한·미·일 간에 해상·수중·공중·사이버 등 여러 영역에 걸친 정례 훈련이 실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상 미사일 방어, 대잠수함전, 방공전, 수색 구조, 해양 차단, 사이버 방어 등의 훈련이 29일까지 사흘간 이어진다. 예고됐던 훈련이지만 최근 북·러 밀월에 경고성 메시지를 던지는 의미를 갖는다.
[양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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