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별 신규투자 비중. /한국벤처캐피탈협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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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벤처캐피털(VC) 업계의 심사역 채용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기존에는 네트워크를 이용해 다른 회사의 심사역이나 증권사 인력을 알음알음 충원하는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공개채용으로 외부에서 투자 영역과 접점이 없던 곳에서 인재를 찾는 식이다. ICT(정보통신기술), 바이오·헬스케어 등 전통적인 투자 영역이 저물고 투자 섹터가 다양화·세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 비전벤처스와 티에스인베스트먼트, 우리벤처파트너스 등의 인력 충원을 시작으로 공개 채용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VC, PE, 증권사 IB 업무 경험자 등 투자회사 경력자를 위주로 지원 자격을 제한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이공 계열 출신, 기업 및 연구기관 등에서 업무를 수행한 인력 충원에 힘을 쏟고 있다.
올해 초 IBK벤처투자가 진행한 채용은 업계에 파란을 일으켰다. 심사역 5명과 경영지원본부 3명을 뽑는 데 수백여명의 지원자가 몰려서다. VC 업계뿐만 아니라 산업계 등 다양한 업계에서 지원이 잇달아 주목을 받았다. 다만 IBK벤처투자는 지난해 법인 설립 후 조직을 구성하는 단계인 점을 고려해 VC 경력자 위주로 인력 선발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토스벤처스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심사역 공개채용을 진행했다. 알토스벤처스는 제품개발관리자(PO), 프로덕트 매니저(PM), 엔지니어, 전략 등 기존 커리어를 바탕으로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지원할 심사역을 물색하기 위해 공고를 냈다. 스타트업 등에서 프로젝트를 이끌며 섹터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원을 충원하려는 목적이었다.
현재도 디에이밸류인베스트먼트, KT인베스트먼트, 아주IB투자, JB인베스트먼트, 티에스인베스트먼트 등이 공개채용 중이다. 현대기술투자와 이앤벤처파트너스는 지원자격에 산업계 경력 3년 이상자를 명시했다. 플래티넘기술투자는 기업 및 연구기관 경력자를 찾는 중이다.
업계는 투자 대상이 다양화하고 세분화하는 점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VC의 투자 영역이 다양해진 만큼 특정 산업계에서 근무한 인재를 발굴하려는 모습이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업종별 신규 투자 비중에서 ‘기타 섹터’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2021년 4.8% 수준에서 올해 1분기 9.3%까지 치솟았다. 반면 VC의 기존 먹거리였던 ICT, 서비스, 유통, 바이오 등은 줄어들고 있다.
VC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와 서비스 등 기존 섹터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지며 VC마다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을 찾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패션과 펫, 드론 등과 같은 새로운 섹터에 대한 전문성과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투자 기업을 발굴하기 위해 산업계 경력자 채용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종용 기자(deep@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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