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오른쪽)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토론하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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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현지시간) 여론조사기관 모닝컨설트가 미국 유권자 2068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조사 결과 응답자의 60%가 '바이든이 교체돼야 한다'고 답한 가운데 대체 후보로 해리스 부통령이 1위(30%)를 차지했다. 이어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20%),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9%), 그레천 휘트머 미시간주(州) 주지사(5%) 등이 꼽혔다.
뉴섬은 낙태권과 소수인종 우대 정책(어퍼머티브 액션) 등 민감한 문제에서 꾸준히 진보적인 목소리를 내며 젊은 층을 공략해 온 인사다. 이로 인해 차기 대선을 노리고 있다는 평을 받아왔다.
올해 42세의 젊은 정치인이자, '첫 동성애자 장관'으로 유명한 부티지지는 지난 2020년 민주당 경선에서 '백인 오바마'로 불리며 돌풍을 일으켰다.
휘트머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대통령이던 트럼프와 달리 강력한 봉쇄 정책을 펼쳐 단숨에 '전국구 스타'로 떠올랐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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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에서 쓴맛을 봤지만 여전히 바이든의 승리 의지가 굳건한데도 공개적으로 대체 후보 지지율 조사가 이뤄지는 것 자체가 바이든 교체론이 무게감 있게 퍼지고 있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모닝컨설트가 실시한 조사에서 민주당 유권자만을 대상으로 한 질문에서도 '후보 교체가 필요하다'고 응답한 이가 47%에 달했다.
같은 날 시장조사기관 유고브가 미국 성인 264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민주당이 대선 승리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누구를 후보로 지명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49%가 '바이든이 아닌 다른 사람이 돼야 한다'고 답했다. 30%는 바이든을 택했고, 22%는 '잘 모르겠다'고 응답했다. 공화당 후보에 대한 같은 질문에 트럼프를 택한 응답자가 44%로 가장 많았던 것과 대비되는 결과다.
'바이든 교체론'이 고개를 들며 주목받고 있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주지사.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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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 속에서 난감해진 이는 교체론으로 주목받게 된 해리스 부통령이다. 그는 바이든의 러닝메이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그는 바이든을 옹호하는 역할을 하는 동시에 후보 교체가 현실화할 시 바이든의 대타로서 정치적 입지도 다져야 하는 딜레마에 놓였다"고 짚었다. 해리스는 토론 이후에도 X(옛 트위터) 등을 통해 바이든이 유능한 대통령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다만 민주당 지지층의 표심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결이 다른 분석도 나온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측근이자 정치 컨설턴트인 스탠 그린버그가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유권자 374명을 대상으로 포커스 그룹 인터뷰를 실시한 결과 토론 전 바이든에게 투표하겠다고 한 이는 65%였는데, 토론 후에는 62%로 3%p 감소했다. 작은 감소 폭은 바이든에 대해 실망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민주당 후보로 지지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조사 결과를 인용해 "토론 이후 바이든에 큰 흠집이 났지만, 트럼프가 이익을 얻었다고는 볼 수 없다"고 짚었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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