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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루머에 냉가슴 앓는 삼성 반도체, ‘보안의 날’ 운영하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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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각종 루머로 홍역을 치른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이 보안 관리 강화 차원에서 매달 ‘보안의 날’을 운영하기로 했다.

30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 솔루션) 부문은 최근 사내 게시판에 7월부터 매달 첫 월요일(공휴일이라면 다음날)을 보안의 날로 정한다는 내용의 공지문을 올렸다. 부문별 정보보호 관련 전문팀이 있을 정도로 평소에도 보안 관리에 철저하지만, 특별히 매달 하루를 지정해 부서장 주관으로 교육하고 PC 화면보호기 등으로 보안 가이드를 안내해 내부의 보안관리 수준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 “내부 정보 유출로 회사의 시장 경쟁력이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달라”는 취지의 공지를 게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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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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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와 관련 “반도체는 국가 기간산업이기 때문에 보안이 항상 중요한 가치”라며 “보안 강조는 일상화된 일이라 (보안의 날 지정에) 크게 의미를 부여할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그러나 이런 움직임이 최근의 지라시(근거 없는 루머) 소동과도 무관치 않다고 해석한다. 지난주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웨이퍼뱅크 내에서 사고가 발생해 웨이퍼 20만장 전량을 폐기하는 걸 검토 중”이라며 “피해 규모는 1조원”이라는 내용의 근거가 확실치 않은 소문이 나돌았다. 웨이퍼는 반도체 재료가 되는 얇은 원판을 말한다.

삼성 측이 “근거 없는 괴담”이라고 진화에 나선 데 이어 ‘삼성 DS 공정의 상황을 고려하면 현재 20만장을 생산했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 믿기 어려운 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며 잠잠해졌다. 그러나 26일 주식 시장 개장 전 지라시의 내용이 일부 매체를 통해 온라인에 기사화되며 삼성전자 주가는 한때 출렁였다. 이에 앞서서는 지난 5월 전영현 신임부문장 취임 이후 ‘YH(전 부회장 영문 약자) 회의 내용’이라며 사실 확인이 안 된 장문의 지라시가 퍼지기도 했다.

또 지난달 말에는 로이터통신이 ‘단독 보도’라며 소식통을 이용해 삼성의 고대역폭메모리(HBM)가 미국 엔비디아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고 보도해 몸살을 앓기도 했다. 삼성전자 측이 현재 테스트가 진행 중이라면서 적극 반박했지만, 6월 초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대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로이터 보도에 대해 부인한 이후에야 주가는 안정을 되찾았다. 삼성 DS부문 내부에서는 “젠슨 황이 해명해야 혼선이 잡히는 상황이 황당하다”라는 탄식이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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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대만 중국시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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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근거 없는 소문이 만들어지고 확산하는 배경에는 최근 삼성전자 안팎서 흘러나오는 위기론이 반영돼 있다는 분석도 있다. 삼성전자는 AI(인공지능) 필수재인 HBM 주도권을 경쟁사에 내준 상태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에서도 올해 1분기 시장 점유율 11%를 기록해 TSMC(점유율 61.7%)와 50.7% 포인트 차이가 나면서 이전분기(49.9% 포인트)보다 격차가 더 벌어져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지난 26일 삼성전자 DS부문은 전영현 부회장이 처음 주재한 글로벌 전략회의에 예년(120여명)보다 준 최소의 핵심 인원만 참석한 가운데, 핵심 현안을 토론 형식으로 논의하며 사업 전반을 점검하고 하반기 전략을 세웠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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