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민간기업에서 개발된 액체추진 재사용 로켓이 시험 발사 과정에서 추락했다.

중국 민간 우주기업 톈빙 테크놀로지(스페이스 파이오니어) 톈빙 테크놀로지 홈페이지 캡처.

로켓 개발 기업 베이징 톈빙 테크놀로지(스페이스 파이오니어)는 지난달 30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30일 오후 3시43분(현지시간) 톈빙 테크놀로지가 자체 제작한 ‘톈룽-3호’(TL-3) 액체추진 로켓이 허난성 궁이시 종합시험센터에서 1단 9개 엔진 병렬 동력 시스템 열시험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시험 과정 중 1단 로켓이 정상적으로 점화됐고 엔진 추력이 820t에 달했지만 로켓 본체와 시험대 연결부의 구조적 결함 탓에 1단 로켓이 발사대를 이탈했다”며 “이륙 후 로켓 내 컴퓨터가 스스로 작동을 멈췄고 로켓은 시험대로부터 남서쪽으로 1.5㎞ 떨어진 깊은 산속에 떨어져 해체됐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이번 시험 지점은 궁이 시내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시험 전에 현지 정부와 함께 안전 보장 조치와 사전 주변 인원 철수를 마쳤다”며 “조사 결과 사상자는 없다”고 덧붙였다.

톈빙 테크놀로지에 따르면 TL-3는 미국 스페이스X의 주력 발사체 팰컨9과 동급인 대형 로켓으로 직경 3.8ｍ, 이륙 중량 590t, 지구저궤도(LEO) 탑재중량 17t, 태양동기궤도(SSO) 탑재중량이 14t이다. 스페이스X의 팰컨9은 LEO에 최대 22.8t을 운반할 수 있다.

앞서 이 회사는 지난 3월 TL-3 로켓 발사 계획을 발표하며 이 로켓에 3차원 프린팅 스테인리스 엔진과 액체 질소 기화 가압, 액체 추진 완충기, 3중 컴퓨터, 완전탄소 섬유 페어링 등 50개 이상의 신기술이 적용됐고 1단 로켓은 자율 귀환과 재사용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TL-3는 위성 인터넷망 구축에 이용될 계획으로 알려졌다.

당시 중국 관영 매체 글로벌타임스는 TL-3 로켓이 올해 총 세 차례의 발사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며 첫 비행 후 3년 안에 연간 30회 이상의 상업용 궤도 발사를 하는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민간 부문은 실패했지만 중국은 최근 재사용 발사체의 수직이착륙 시험발사를 처음 성공시켰다. 중국항천과기그룹(CASC)은 지난달 23일 중국 최초로 재사용 발사체 10㎞ 비행 후 귀환에 성공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직경 3.8m의 로켓이 발사 후 약 12㎞까지 상승한 다음 중앙 엔진의 추력 조정을 통해 하강했으며 지상 50m 지점부터 4개의 착륙용 다리를 이용해 수직으로 연착륙했다고 전했다. 매체는 이를 통해 로켓 본체 구조를 비롯해 고하중 착륙 완충기술, 대형 추력 고가변 재사용 엔진 기술, 귀환·착륙을 위한 고정밀 항법 유도·제어기술 등이 검증됐으며 2025년 예정된 4m급 재사용 발사체의 첫 비행을 위한 기술적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lol@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