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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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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역 사고’ 운전자 “100% 급발진, 브레이크 계속 밟았다”… 사망 동료 “너무 슬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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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진 회식 후 귀가하던 은행원 등 참변

세계일보

2일 전날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한 서울 시청역 인근 교차로에서 경찰이 완전히 파괴된 차량 한 대 주변을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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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인 1일 시청역 역주행 사고로 사망자 9명을 포함해 총 13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가해 운전자 A씨(68)가 시내버스 운전기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아내는 “남편은 착실한 운전기사”였다고 밝혔다.

사고는 이날 오후 9시 27분쯤 시청역 인근에서 발생했다. 당시 A씨는 웨스틴조선호텔을 빠져나오면서 일방통행인 4차선 도로(세종대로 18길)를 역주행했다.

그는 도로에 있던 BMW와 소나타 차량을 차례로 추돌 후 인도 쪽으로 돌진해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리던 보행자들을 덮쳤다. 이후에도 100m가량 이동하다 건너편 시청역 12번 출구 앞에서 멈췄다.

이번 사고로 9명이 사망하고 4명(중상 1명·경상 3명)이 다쳤다. 사망자 9명 중 6명은 현장에서 사망했으며, 3명은 병원 이송 도중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사고 당시 음주 상태는 아닌 것으로 조사됐으며 A씨도 갈비뼈 골절로 병원으로 이송돼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이 사고에 대해 A씨는 사고 원인을 ’차량 급발진‘이라고 주장했다.

2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A씨는 “100% 급발진”이라며 “브레이크를 계속 밟았으나 차량이 말을 듣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고 전 호텔에서 행사를 마치고 나오는데 차가 평소보다 이상하다고 느꼈다고도 했다.

A씨는 “본인은 운전을 오래 했고 현직 시내버스 기사이기 때문에 이런 느낌이 있었는데, 이후 갑자기 차량이 튀어나갔다”면서 1974년에 면허를 취득했다며 ‘베테랑 운전수’라는 취지의 말을 하기도 했다.

그의 아내 B씨도 “(남편이) 착실한 버스 운전사였다”고 말했다. 그는 동아일보에 “남편은 음주를 하지 않았다. 사고 직후 경찰이 바로 측정했다”며 “남편 직업이 버스 운전사라 매일 운전해야 하기 때문에 술은 한 방울도 안 마셨다”고 말했다.

이어 “차가 막 여기저기 다 부딪쳐서 저도 죽는 줄 알았다”며 “남편은 병원으로 이송됐다. 왼쪽 갈비뼈 부근이 아프고 숨이 쉬어지지 않는다고 했다”고 했다.

한편 전날 발생한 교통사고 사망자 중 시청 직원 2명, 은행 직원 4명, 병원 직원 3명으로 파악됐다.

2일 세계일보와 통화한 은행 관계자는 “사고가 발생한 곳은 회식 등을 마친 후 다들 서서 인사하거나 2차 장소를 정하곤 하는 곳”이라며 “나도 평소 자주 가던 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갑작스러운 비보에 사내 분위기가 말이 아니다”라며 “너무 슬픈 건 이번에 승진해서 승진 축하 저녁 자리였다는 점이다. 자리를 마치고 귀가하는 길에 참변을 당했다”고 안타까워했다.

또 이번 사고 사망자 중에는 시청 총무과 직원 김 모 사무관도 있다. 김 사무관의 유족과 지인은 “김 사무관은 사명감을 갖고 한결같이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었다고 전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운전자와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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