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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1 (일)

트럼프 총격범, 범행 1시간 전 ‘요주의 인물’ 지목···20분 전엔 저격수가 위치 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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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15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암살을 시도했다가 사살된 총격 용의자 토머스 매슈 크룩스의 펜실베이니아주 자택에서 수사를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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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암살을 시도했던 총격범이 범행하기 약 1시간 전 당국이 그를 ‘요주의 인물’로 지목했으며, 범행 20분 전에는 비밀경호국 저격수가 그의 위치를 파악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도 그의 저격 시도를 막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 ‘경호 실패’ 논란이 커지고 있다. 총격범이 현장에서 사망한 가운데 수사 당국은 여전히 범행 동기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미 ABC방송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 연방수사국(FBI)과 비밀경호국 등이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사건 경과를 의회에 보고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총격범인 토머스 매슈 크룩스(20·사망)는 범행 62분 전인 지난 13일 오후 5시10분 당국에 의해 ‘요주의 인물’로 지목됐고, 20분 뒤인 5시30분에는 거리측정기로 그의 위치가 특정됐다.

그 뒤 오후 5시52분엔 트럼프 전 대통령 경호를 맡은 비밀경호국 저격수들이 그가 유세장 인근 건물의 지붕 위에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후 10분이 흐른 오후 6시2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세장 무대 위에 올랐고 또다시 10분이 흐른 6시12분 크룩스가 첫 총격을 가했다. 그는 총 8발을 발사했고 유세장에 있던 청중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른쪽 귀에 부상을 입고 긴급 대피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암살 시도 사건 타임라인

△오후 5시10분
총격 용의자 토머스 매슈 크룩스, 경호 당국에 ‘요주의 인물’로 특정
△오후 5시30분
경호 당국, 거리 측정기로 크룩스 위치 특정
△오후 5시52분
비밀경호국 저격수, 유세장 건물 지붕 위에서 크룩스 위치 확인
△오후 6시2분
트럼프 전 대통령, 유세장 무대 위에 올라
△오후 6시12분
크룩스, 첫 총격. 첫 총격 26초 후 저격수에 의해 사살.


크룩스가 첫 총격 뒤 사살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26초였다. 비밀경호국은 첫 총격 후 11초 만에 목표물을 포착했고, 15초 후 크룩스는 저격수 총에 맞아 사망했다.

소식통들은 비밀경호국이 크룩스의 위치를 포착한 뒤에도 즉각 대응하지 못해 결국 총격까지 이어진 것은 현장 혼선으로 인한 판단 지연 때문일 수 있다고 전했다.

크룩스가 지붕에 올라간 건물은 지역 경찰의 본부로 사용되고 있었고, 비밀경호국 저격수들도 해당 건물에 경찰과 저격수들이 배치돼 있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고 한다.

수사관들은 용의자가 위협적인지를 파악해야 했기 때문에 저격수들의 반응이 지연됐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향신문

17일(현지시간)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리고 있는 위스콘신주 밀워키 행사장 밖에서 한 남성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암살을 시도했다가 현장에서 사살된 총격 용의자 토머스 크룩스의 사진을 들어보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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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당국은 크룩스가 유세일 이전부터 범행을 준비한 구체적인 정황도 확인했다. 크룩스는 자신의 휴대전화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의 사진을 검색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버틀러 유세 일정과 시카고에서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 날짜 역시 검색했다.

크룩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세 일정이 공개된 뒤인 지난 5일 탄약 상자를 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홈디포에서 5피트(약 1.5m) 높이의 사다리를 구입했으나 범행 현장에선 발견되지 않았다. 크룩스는 인근 건물에 설치된 에어컨을 타고 지붕으로 올라 범행 장소로 이동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그가 범행 당일 오전 유세 현장을 찾아 1시간 가까이 머물다 떠난 행적도 파악됐다. 이후 같은 날 오후 5시쯤 그는 다시 유세장에 모습을 드러냈으며, 무기 검색을 위해 설치된 금속 탐지기 인근을 돌아다닌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 의심스럽게 여긴 현장 보안 요원들이 그에게 접근했으나, 그는 뒤로 물러서 인파 속으로 사라졌다. 이후 경찰이 의심스러운 사람을 찾고 있다는 무전 기록 2건이 있었고, 비밀경호국 요원들도 이같은 무전 내용을 듣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FBI는 크룩스가 범행을 저지른 동기를 파악하기 위해 주변인 등을 상대로 200건의 인터뷰를 실시했으나, 여전히 범행 동기를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크룩스의 휴대전화 검색 기록에도 그의 정치적 견해 등은 전혀 드러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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