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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 (금)

[OTT PICK] 거친 범죄와 불안한 눈빛, 그를 지켜보는 누군가 … 법정 스릴러 '무죄추정' | 애플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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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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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추정>은 시카고 검찰청을 뒤엎은 끔찍한 살인 사건을 추적하는 애플TV+의 8부작 범죄 스릴러 시리즈다.

줄거리 '러스티'(제이크 질렌할)는 검사장에게 총애를 받는 차장검사다. 대학 시절 연애 끝에 결혼한 아내와 십대 남매를 둔 가장이기도 하다.

그러던 어느 날, 동료 검사 '캐럴린'(레나테 레인스베)이 끔찍하게 살해된다. 검사장은 러스티에게 사건을 배당한다. 하지만 이내 러스티와 캐럴린의 불륜 사실, 캐럴린의 임신, 러스티의 집착과 폭력 성향 등이 드러난다. 이내 러스티가 유력한 용의가 된다.

다만 확실한 의혹은 있으나 명확한 증거가 없다. 그래서 보석으로 풀려난 '러스티'는 아내 '바바라'(루스 네가)와 함께 억울한 누명을 벗고 가정을 지키기 위해 애쓴다.

매회 유력한 용의자가 나타나지만, 매번 의혹은 러스티를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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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이 동네를 배경으로 한 유명 시리즈와 영화가 꽤 많다. 시리즈로는 <굿 와이프>, , 그리고 <시카고 파이어>와 스핀 오프인 <시카고 P.D>, <시카고 Med>, <시카고 저스티스> 등등. 영화로는 <언터쳐블>, <사탄의 인형>>, <원티드>, <시카고>, <다크 나이트>, <나 홀로 집에> 등등. 이 작품들을 봐서는 시카고는 법 없이는 살아도 총 없이는 살 수 없는 도시다.

주연 제이크 질렌할이 '러스티' 역의 배우이자 총제작자이다. 그는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옥자>, <브로크백 마운틴>, <투모로우> 등 블록버스터와 중저예산 영화를 자유롭게 넘나든다. 이번 <무죄추정>에서 캐릭터는 그의 영화 <더 길티>와 비교하면 유사한 면이 있다.

한편, 그는 테일러 스위프트 4집의 주인공으로도 유명하다. 십수년이 지났지만 테일러 팬들은 여전히 그의 SNS에 악플을 단다. '러스티'의 상황과 어딘지 닮았다.

연기 미국 SNS에는 제이크 질렌할의 연기에 관한 호평이 많다. 주로 언급되는 장면은 '러스티'가 법정에서 증언하는 장면이다. '러스티'는 상대의 유죄를 확고하게 믿으며 법으로 공격했던 자다. 그런 '러스티'가 무죄라는 희미한 개념과 자신조차 무시했던 무죄추정이라는 법으로 자신을 방어해야 한다.

그 두려움과 결백을 질렌할은 목소리 떨림과 눈빛 변화로 연기한다. 한마디로 무너지고 가운데 겨우 버티는 연기를 한다. 그런데 더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 질렌할은 순간순간 극이 끝나기 전까지 시청자들은 '러스티'가 범인이라는 의심을 져버릴 수 없게 만든다.

조연 살해당한 '캐럴린' 역의 레나테 레인스베는 영화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로 2021년 제74회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아내 '바바라' 역의 루스 네가는 영화 <러빙>으로 2017년 제89회 미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이런 경력의 배우들에게 들러리 역을 맡겼을 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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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스콧 터로의 1987년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스콧 터로는 하버드 로스쿨을 나온 검사 출신 변호사다.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법정 스릴러를 쓰기 시작했고, 두 번째 책이 바로 <무죄추정>이다. <무죄추정>은 44주간 전미 베스트셀러를 기록했고, 전 세계 3천만 부가 판매됐다. 게다가 화제가 된 건 출간 전부터다. 할리우드 영화사들의 판권 경쟁이 붙었다.

의혹 판권 경쟁에서 승리한 영화는 1990년에 개봉한 <의혹>(국내 1991년)이다. 해리슨 포드가 반듯한 이미지를 벗고 청불 영화 연기해 화제가 되었다. 영화는 2천만 달러의 제작비로 총 2억 2천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그런데 흥행을 이끈 쪽은 앨런 J. 파큘라 감독이라고 보는 편이 더 맞는다. 그는 <모든 대통령의 사람들>, <소피의 선택>, <펠리컨 브리프> 등 무거운 소재의 영화를 비평과 흥행 모두 성공시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참고로 <의혹>은 국내 제목이고, 원제는 <무죄추정 Presumed Innocent>이다.

진범 원작 소설과 영화가 모두 흥행에 성공했기 때문에 진범을 이미 아는 시청자도 다수다. 그런데 34년여 전 작품들이라 당시 스무 살에 봤다면 지금 50대 중반의 시청자들에 해당할 뿐이다. 즉 지금 2030대 시청자는 진범을 알고 볼 위험은 없다. 유명한 작품이니까 검색하면 진범을 금방 알 수는 있다.

원죄 원칙을 지키지 않은 이들이 용의자로 등장한다. 심지어 살해당한 캐럴린 역시 무죄추정 원칙을 지키지 않았다. 원칙을 알면서도 지키지 않는 죄성이 바로 원죄다.

원칙 종영 전 시즌2 제작을 확정했다. 애플 tv+ 드라마 사상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했으니 당연한 결과다. 그런데 <무죄추정>은 애초에 리미티드 시리즈였다. 리미티드 시리즈란 시즌2로 이어지지 않고 완결이라는 뜻이다. 시즌2 발표는 원칙을 어긴 결정이다. 다만 이번 사건은 원작대로 마무리하고, 새로운 이야기로 시작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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