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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원전 잭팟 터트린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선견지명' 시선집중 [CEO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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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경 기자]
이코노믹리뷰

두산에너빌리티 사업장을 방문해 시설을 점검하고 있는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출처= 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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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위한 도약을 과감히 시도하려면 현재 딛고 있는 발판을 더욱 단단하게 해야 합니다. 2024년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도전과 혁신을 화두로,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마련하는 한 해가 될 것입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한 발 앞선 투자로 새로운 도약의 전기 마련하는 한 해 만들자"며 이같이 밝혔다. 그리고 박 회장의 '선도'와 '뚝심'이라는 비전은 곧 한국 산업의 한 획을 긋는 역사로 기록되는 중이다.

원전 잭팟이 터졌다. 두산그룹은 K-원전이 15년 만에 해외 원전에서 조 단위 수주 물량을 확보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지난 정부의 탈원전 정책 속에서도 원전사업을 고집해온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의 선견지명이 빛을 발휘한 것이다.

7월 1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체코 정부는 신규 원전 건설 사업자로 두산에너빌리티를 비롯해 한국수력원자력·한국전력기술·한전KPS·한전원자력연료·대우건설로 구성된 '팀코리아'를 우선협상자로 선정했다.

이 사업은 프라하에서 남쪽으로 220㎞ 떨어진 두코바니와 130㎞ 떨어진 테믈린에 각각 2기씩 최대 총 원전 4기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로 체코 역사상 최대 규모의 발전소다.

한국은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이후 15년 만에 역대 두 번째 원전 수출을 앞두게 됐다. 유럽 진출은 처음이다.

위기 극복 DNA…발로 뛰는 '영업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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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원 회장은 지난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도 '원전 사업'의 끈을 놓지 않는 '뚝심 경영'을 보여줬다. 당장 지난 5월에는 체코 현지에서 체코 정부 측을 포함한 금융기관·현지 기업 등 100개 기업을 초청해 '두산 파트너십 데이'를 주관하는 등 세일즈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박 회장이 직접 '영업맨'을 자처하며 노력한 결과가 원전수주에 주효했다는 평이다.

박 회장은 이날 "두산은 해외수출 1호 UAE 바라카 원전에 성공적으로 주기기를 공급한 경험이 있다"며 "15년 만에 다시 도전하는 해외원전 수주에 최선을 다해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두산은 에너지 및 기계산업 분야에서 오랜 기간 체코 정부를 비롯해 기업들과 긴밀한 협력을 이어왔다"면서 "앞으로도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앞서 두산그룹은 지난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흔들리며 그룹 전체가 구조조정을 단행한 바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당시 두산중공업)는 유동성 위기를 겪었고, 두산그룹은 채권단으로부터 3조원의 긴급자금을 지원받기도 했다.

그 여파로 두산인프라코어(현 HD현대인프라코어)를 매각하기도 했지만 2년 만에 채권단 관리에서 조기 졸업했다. 그 후 박 회장은 소형모듈원전(SMR)을 포함한 원전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사업 기회를 모색해왔다.

박 회장의 '그룹 살리기'가 결국 '원전 수주'라는 쾌거를 달성한 것이다.

두산은 이번 사업에서 주기기 제작과 공급, 주설비 시공 등을 맡게 된다. 원자로, 증기발생기 등 1차 계통 핵심 주기기는 두산에너빌리티가 공급하고 증기터빈 등 2차 계통 핵심 주기기는 체코 자회사인 두산스코다파워가 공급할 계획이다. 예상 사업비 24조원 중 8조원 이상이 두산에너빌리티 몫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수소·가스터빈 등 무탄소 발전기술도 두산스코다파워에 제공해 체코가 유럽 내 무탄소 발전의 전초기지가 되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1869년에 설립돼 15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두산스코다파워는 터빈 전문 제조사로 원자력 발전소에 들어가는 증기터빈을 생산하고 있다. 두산에 합류한 2009년 이후부터는 유럽을 넘어 중동, 아시아, 아프리카 등 전 세계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박정원 회장의 '현장경영'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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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원 회장은 직접 현장에 나서며 리더십을 보이기도 했다. 또 직원들과의 소통에 힘쓰며 '안전'을 당부했다.

박 회장은 당시 '두산 파트너십 데이'를 진행하며 체코 원전 수주 시 2차 계통 주기기 제작과 공급을 담당하게 될 두산스코다파워를 방문해 생산현장을 점검했다. 또 체코에 위치하면서 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을 아우르는 두산밥캣 EMEA 사업장도 방문해 현황을 살폈다.

CES 현장도 직접 방문해 눈길을 끌었다. 박 회장은 올해 1월 미국 라스베거스에서 열린 CES2024 현장에 박지원 그룹부회장, 스캇박 두산밥캣 부회장, 정연인 두산에너빌리티 부회장, 김도원 ㈜두산 CSO(최고전략부문) 사장 등 그룹 경영진과 방문했다.

박 회장은 "생성형 AI가 등장한 이후 전 산업과 제품에 걸친 AI의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는 첫 대형 전시회인데 앞으로의 경영에 참고할 만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어 좋았다"면서 "더 안전하고 스마트한 작업환경을 제공하고, 보다 깨끗한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새로운 기술을 적극 활용하면서 혁신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 회장은 평소 임직원들에게 '수평적 조직문화'와 '안전'을 강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박 회장은 신년사에서 "수평적 조직문화 구축을 통한 빠른 의사 결정, 소통 비용 감소로 경영 기반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자"며 "임직원 안전보다 우선순위에서 앞서는 것은 없다"고 안전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실천을 당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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