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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9 (월)

“마피 붙어도 안 팔려요”… 서울 오피스텔 시장, 찬바람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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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시장이 활황인 가운데 오피스텔 시장은 찬바람이 불고 있다. 고금리 기조에 수요가 줄면서 마이너스피(마피)에도 거래가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조선비즈

2023년 7월 12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본 오피스텔이 밀집한 빌딩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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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중구 황학동의 A 오피스텔은 전용 34~51㎡ 계약금 포기 조건의 매물부터 마피가 1000만원부터 7500만원까지 붙은 매물들이 50개 이상 쌓여있다. 같은 중구 신설동에서 오는 11월 입주를 앞둔 B 오피스텔 분양권도 마피 1000만~7300만원 조건을 내건 매물들이 10개 정도 나왔다.

지난 6월 입주를 시작한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 C 오피스텔도 급매, 마피 문구가 붙은 매물들이 수두룩하다. 전용 59㎡A, 59㎡B타입으로 구성된 C 오피스텔은 마피가 3000만원부터 7000만원까지 붙은 매물들이 30개 가까이 쌓여있다.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의 D 오피스텔도 전용 45㎡의 경우 2000만원에서 5000만원까지 마피가 붙은 매물들이 대기 중이다.

서울 마포구 마포동의 E 오피스텔도 내년 3월 입주를 앞두고 현재 전용 49㎡ 분양권이 마피 5000만원에서 1억2000만원 조건의 매물들이 시장에 나왔다.

실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오피스텔 가격은 하락세다. KB국민은행의 월간 오피스텔 통계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전국 오피스텔 매매 가격 지수는 4월보다 0.07% 내렸다. 지역별로는 서울은 0.04% 하락했고, 인천과 경기는 각각 0.53%, 0.03% 떨어졌다. 수도권 오피스텔 가격은 지난 2022년 10월부터 1년 8개월 연속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

오피스텔 신규 공급도 줄어들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 오피스텔 분양 예정 물량은 6907실 규모다. 이는 지난해 1만6344실이 공급된 것과 비교하면 절반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오피스텔이 부동산 시장 수요자들에게 외면받는 이유는 고금리로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이 하락한 데다 주택 수에 포함돼 관련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앞서 정부는 올해 1월 비아파트 주택 공급을 확대하겠다며 1·10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올해 1월 10일부터 내년 말까지 준공한 신축 소형 주택은 주택 수에서 제외하겠다는 게 골자다. 다만 전용면적 60㎡ 이하인 주거용오피스텔‧다가구‧공동주택‧도시생활주택에 한정했다. 또 소형 주택 가격은 수도권은 6억원, 지방은 3억원 이하에 해당해야 한다.

부동산업계에서는 현실적으로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시장 활성화를 통해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준공기한, 면적, 가격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정권이 부동산 시장의 정상화를 슬로건으로 출범한 만큼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 일환인 오피스텔 등 비주택을 주택 수에서 제외해야 한다”며 “현재 가격, 면적, 준공기한을 맞춰야 하는 조건부 규제 완화로는 아파트 시장에 집중된 수요자들의 마음을 비아파트로 돌리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다만 오피스텔의 경우 임대수익률이 시중금리보다 높아야 가격이 오르고 거래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당장 규제를 대폭 완화하더라도 시장 회복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지윤 기자(jypark@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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