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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0 (화)

호주 한국계 식당, 韓 청년 임금 착취... 벌금 ‘138억원’ 역대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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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호주의 한 한국계 소유 초밥 체인 '스시 베이'가 종업원들에게 임금을 제대로 주지 않은 혐의로 약 138억 원의 벌금을 부과하게 됐다./스시 베이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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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한 한국계 소유 초밥 체인이 종업원들에게 임금을 제대로 주지 않은 혐의로 약 138억 원의 벌금을 부과하게 됐다. 임금 미지급 관련 벌금 사례 중 역대 최고액이다.

호주 ABC 방송에 따르면 호주 연방법원은 지난 5일(현지 시각) 호주 초밥 체인 ‘스시 베이’ 4개 계열사에 1370만 호주달러(약 123억6000만원), 이 회사 소유주 A씨에게 160만 호주달러(약 14억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또 피해를 본 모든 직원에게 체불 임금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스시 베이는 2016년 2월부터 2020년 1월까지 종업원 163명에게 65만 호주달러(약 5억9000만원)가 넘는 임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주된 피해자는 워킹 홀리데이나 취업 비자로 일한 25세 이하 한국인이었다. 법원에 따르면 이들은 최소 48호주달러(약 4만3000원)에서 최대 8만3968호주달러(약 7589만원)를 못 받았다.

이번 벌금액은 임금 미지급 사건과 관련한 역대 벌금 중 최고 수준이다. 스시 베이는 2019년에도 비슷한 일로 벌금을 받은 바 있는데, 취약한 이주 노동자를 고의로 반복 착취했다는 점에서 벌금 규모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

앞서 호주 직장 규제 기관인 공정 근로 옴부즈맨(FWO)은 스시 베이에서 일한 직원 2명으로부터 미지급 임금 의혹을 신고받았다. FWO는 전 매장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FWO는 스시 베이가 조직적으로 외국인 종업원을 착취한 정황을 포착해 연방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FWO에 따르면 스시 베이는 시급을 현금으로 지급하면서 최저 임금을 지키지 않았다. 또 초과 근무 수당과 휴일 수당, 연차 수당도 제대로 주지 않았다. 식당이 취업 비자 보증을 서 줄 경우 그 대가로 임금 일부를 돌려받기도 했다. 스시 베이는 이런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급여 명세서 등 각종 기록을 위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호주 내 모든 스시 베이 매장은 문을 닫았으며 회사 청산인이 관리하는 시드니 매장만 운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 관련, 애나 커츠먼 판사는 “이주 노동자를 착취하고 이 사실을 숨기려던, 뻔뻔하지만 결국 실패한 시도”라며 “압도적으로 많은 위반 행위가 고의적이고 의도적으로 이뤄졌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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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아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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