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서 고객만족도 별점 4.3 호평···한 달 1000개 팔려
美·英 제품 보다 신속 검출, 가격 경쟁력 등 우위
김 교수 "한국 마약청정국 지위 흔들" 해소에 일조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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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과 친구들 졸업 선물로”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투자할 가치” “술이 유통되는 모든 곳에서 무료로 취급해야.”
21일 경기 성남시 가천대 바이오나노연구원 연구실에서 만난 김상효(57) 바이오나노학과 교수는 미국의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에서 GHB(일명 물뽕)를 악용한 성범죄 예방을 위해 판매되는 마약 탐지 간이 키트 ‘G-Check’의 사용자 후기 일부를 소개했다. G-Check는 2019년 가천대가 스핀오프하고 김 교수가 대표를 맡고 있는 헬스케어 기업 필메디의 주력 제품 중 하나다. 김 교수는 “한 세트가 아마존에서 15달러(약 2만 원)에 팔리는데 해당 분야 아마존 소비자 평점에서 고객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며 “입소문을 타고 매달 1000개 안팎이 미국 전역에 팔려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항공대 화학공학과를 나온 김 교수는 삼성종합기술원(현 SAIT)에 몸담았던 ‘삼성맨’이었다. 이후 2007년 40대 늦은 나이에 가천대에 둥지를 틀었다.
김 교수가 마약 탐지 간이 키트에 특별한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2018년 한국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버닝썬 게이트’였다. 당시 술잔이나 음료에 GHB를 섞어 마시게 한 뒤 성폭행을 저질렀다는 추측성 기사가 난무했다. 하지만 신경계에 작용하는 이 약물 특성상 일정 시간이 지나면 검출되지 않아 범죄 혐의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김 교수는 “당시 주한프랑스대사관이 홈페이지를 통해 프랑스인들에게 한국 클럽 출입 시 ‘물뽕 주의보’를 내릴 정도였다”며 “즉석에서 유해 약물 검출이 가능한 키트를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G-Check의 탄생 배경을 털어놓았다.
G-Check는 10원짜리 동전 크기에 종이 두께보다 얇은 살색의 패치 형태다. 스마트폰 등에 붙이고 약물 첨가가 의심스러운 액체를 손으로 묻혀 대기만 하면 변색 유무에 따라 5초 안에 결과를 파악할 수 있다. 상대방의 눈에 쉽게 띄지 않아 은밀성이 보장된다는 것도 장점이다. 가짜 리뷰를 걸러내는 기능이 강화된 아마존 소비자 평점 시스템에서 미국이나 영국 진단 키트에 비해 월등한 만족도가 나오는 비결이다.
필메디는 후속 제품들도 속속 내놓고 있다. 최근에는 GHB와 케타민을 동시 검출하는 ‘GK-CHECK’를 개발한 데 이어 코카인·필로폰 등 10가지 유해 약물을 검출하는 ‘PHIL SCREEN 10’까지 상품화했다. 제품들은 현재 경찰청에도 납품되면서 마약 단속 현장에서 진가를 인정받고 있다. 특히 ‘마약 최대 소비국’ 미국은 물론 ‘마피아의 본고장’ 이탈리아 등에서도 관심을 나타내고 있어 수출 판로 확대도 기대되고 있다.
김 교수는 “최근 국내에서는 클럽, 록 페스티벌에서 마약 성범죄는 물론 집중력 강화나 다이어트를 앞세워 청소년·주부에게까지 마약을 이용한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며 마약 범죄의 심각성을 경고했다. 이어 “현재 마약 문제가 심각한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는 모든 술집에 데이트 강간 약물 검출 키트 비치가 의무화돼 누구나 구입할 수 있다”며 “낯선 사람과의 술자리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한 것으로, 마약 청정국의 지위를 상실한 우리나라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성남=손대선 기자 sds11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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