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16 (월)

푸바오, 두 손 모아 연신 인사…또 접객 훈련 의혹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조선일보

중국 쓰촨성 선수핑기지에 머물고 있는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가 관람객들을 향해 일어 서서 두 손을 모으고 있다. /더우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가 중국에서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푸바오 팬 소셜미디어 계정에는 지난달 30일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는 푸바오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 속 푸바오는 관람객들 앞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두 손을 모아 연신 고개를 숙인다. 마치 공손하게 인사하는 듯한 자세다. 이 모습을 본 관람객들은 손뼉을 치며 환호했다.

조선일보

푸바오가 관람객들을 향해 일어 서서 두 손을 모으고 인사하듯 연신 고개를 숙이고 있다. /더우인


인사를 마친 푸바오는 먹이를 찾는 듯 바닥을 둘러봤다. 방사장을 한 바퀴 돈 푸바오는 얼마 지나지 않아 같은 행동을 반복했다.

네티즌들은 푸바오가 접객 훈련을 받는 것 같다고 추측했다. 푸바오가 머무는 쓰촨성 선수핑기지의 일부 사육사들은 상층부의 묵인하에 인기 있는 판다를 특정인에게 비싼 값에 근접해서 보여주는 ‘비밀 접객’을 시키는 것으로 전해졌다. 손님에게 다소곳이 인사하기, 특별손님이 원하는 대로 포즈를 취해주기 등이 이뤄지는데 훈련 과정에서 가혹한 체벌이 뒤따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일보

푸바오가 인사를 마친 뒤 먹이를 찾는 듯 바닥을 둘러보고 있다. /더우인


푸바오의 아버지 러바오 역시 중국 린이 동물원에 있었을 때 사람을 잘 따른다는 이유로 ‘직접 판다를 만져볼 수 있는’ 이벤트에 이용됐었다. 러바오는 에버랜드 입주 초기 서서 두손을 모은 채 고개 숙여 절하는 행동을 반복했다.

네티즌들은 “공손히 두 손 모으는 게 접객시키는 것 같다” “한국에서 하지 않았던 행동인데 밤새워 훈련시킨 것 같다”고 했다.

푸바오는 이 밖에도 좋아하는 대나무를 앞에 두고 숨만 몰아쉬거나 굴속에 들어가 나오지 않기도 했다. 중국 네티즌들은 “푸바오 활동이 눈에 띄게 줄었다”며 건강 이상설을 제기했다.

조선일보

중국판다보호연구센터가 지난달 30일 푸바오가 건강하다며 공개한 영상 일부. /웨이보


이에 중국판다보호연구센터는 웨이보 공식 계정에 올린 댓글에서 “푸바오가 ‘가임신 상태’”라고 밝혔다. 가임신은 사람으로 치면 2차 성징기, 성체가 되어 가는 과정이다.

센터는 “지난 3~4월 푸바오에게 호르몬 변화가 일어났고, 첫 발정 행동을 보이기 시작했으며 8월 중하순부터는 식욕 저하로 인해 대나무 섭취량과 배변량이 줄고 활동량이 줄어든 반면 휴식 시간은 늘었다”고 했다. 이어 “검사 결과 푸바오의 외음부에 뚜렷한 생리학적 변화가 나타났다”며 “건강 관리를 강화해 가임신 기간을 순조롭게 보낼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했다.

암컷 자이언트 판다는 성 성숙기인 5~6살에 번식이 가능하다. 2020년 7월 20일 태어난 푸바오는 현재 만 4살로, 센터는 성 성숙기에 진입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조선일보

중국 당국이 지난 5월 25일 공개한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의 영상. 한중 판다 팬들은 푸바오 목 부위에 털이 빠진 자국(빨간 원)을 두고 사육장에서 목줄을 묶는 행위가 있었던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웨이보


센터 측의 발표에도 팬들은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이전에도 푸바오 접객 논란이 일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웨이보에는 비공개 구역에 머물던 푸바오를 누군가 손을 뻗어 만지거나 먹이를 주는 모습의 사진이 공개됐다. 판다센터는 “인터넷에 유포된 푸바오의 사진은 몰래 촬영된 것”이라며 “현재 경찰에 신고한 상태이며, 조사 결과를 곧 발표하겠다”고 알렸다. 이는 외부인이 푸바오에게 접근한 것이 사실이라는 걸 인정하는 셈이었다.

여기에 푸바오의 목 주변 털이 눌린 모습 등이 공개되며 팬들의 분노는 더욱 커졌다. 판다센터는 “조사 결과 관계자가 아닌 사람이 들어가 푸바오를 만지거나 먹이고 촬영한 정황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해명했다. 다만, 경찰 신고 건과 관련해 별다른 언급은 없었다.

푸바오는 한국에서 최초 자연 번식으로 태어난 판다다. 에버랜드에서 지내며 국내 팬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고, 중국의 판다 소유권 정책에 따라 지난 4월 3일 중국으로 떠났다.

-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뉴스레터 구독하기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275739

국제퀴즈 풀고 선물도 받으세요!https://www.chosun.com/members-event/?mec=n_quiz

[이가영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