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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일본 신임 총리 기시다 후미오

‘기묘한 방한’...윤, 퇴임 한달 남은 기시다와 6일 정상 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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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023년 3월16일 일본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도쿄 긴자의 오므라이스 노포에서 친교의 시간을 함께하며 생맥주로 건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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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6~7일 한국을 방문하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다.



대통령실은 3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6~7일간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이 기간에 기시다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는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의 정상회담은 이번이 12번째이며, 지난 7월11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기간 동안 미국 워싱턴에서 정상회담을 한 이후 50여일 만이다. 정상회담은 6일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실은 “기시다 총리가 퇴임을 앞두고 한-일 셔틀 정상외교 차원 및 임기중 유종의 미를 거두고 양국 간 발전 방향을 논의차 방한을 적극 희망하여 성사되었다”며 “양측은 기시다 총리와 함께 만들어온 한일 협력의 성과를 돌아보고 향후 한일 간 양자 협력, 역내 협력, 글로벌 협력 발전 방향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가에서는 이번 방한을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본다. 기시다 총리가 이달 27일 열리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 불출마를 선언해 차기 총리직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곧 차기 일본 총리가 등장하는 상황에서 퇴임을 한달도 남겨두지 않은 기시다 총리의 방한은 전례가 없다.



기시다 총리의 이번 방한 목적은 한일관계 개선과 한미일 군사협력 강화를 총리로서 자신의 최고 업적으로 부각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기시다 총리는 이번 방한에 이어 이달 말 유엔 총회 기간에는 미국을 방문하는 일정도 조율 중이라고 일본 언론은 보도한다.



고위 외교관 출신의 한 전문가는 이날 한겨레에 “기시다 총리에게 이번 방한의 청중은 ‘일본 유권자들’”이라며 “기시다 총리는 정치가로서 한일관계 개선과 한미일 협력 진전이 자기 성과라는 것을 보여주려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윤석열 대통령이 퇴장을 앞둔 기시다 총리의 방한을 환영하는 정치적 이유는 무엇이냐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나올 수밖에 없다. 현재 한일관계에 대한 한국의 여론을 고려하면, 퇴임을 앞둔 기시다 총리의 방한이 윤석열 정부에게 좋은 타이밍이 아니라는 것은 상식이다.



최근 친일 독립기념관장 임명을 둘러싼 광복회와의 갈등, ‘강제동원’ 표현이 빠진 사도광산 세계문화유산 등재 수용 등을 둘러싸고, 한국이 지켜온 대일 원칙을 허문다는 우려가 정통 보수 인사들 사이에서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기시다의 업적 과시용 방한을 적극 환영하는 윤석열 대통령은 한국 여론은 개의치 않는다는 태도를 그대로 드러낸다. 물론 윤석열 정부엔 일본을 향해 차기 총리가 와도 흔들림 없이 안보 협력을 공고히 하자고 다짐하려는 의미도 있다.



조성렬 경남대 군사학과 교수(전 오사카 총영사)는 “기시다 총리는 자신의 성과를 강조하러 오는 것이지만, 윤석열 정부도 ‘차기 일본 총리와도 지금까지의 안보 협력을 더 공고히 하자’는 뜻을 확인하고, 일본 총리가 바뀌어도 적어도 윤석열 정부 2년 반은 흔들리지 않겠다는 것을 특히 일본 국민을 향해 ‘다짐’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지금 윤석열 정부는 자기들이 하는 한미일 안보 협력만 옳고 역사 문제 같은 것은 다 사소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역대 정부가 그런 ‘사소한 문제’에 매달려 못 풀었던 것을 자신들이 풀었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여론은 신경 쓰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중요한 것은 일본의 마음’이라는 윤석열 정부의 속내와 기시다 총리의 업적 과시 의도가 맞아떨어진 이례적이고, 기묘한 방한이 다가오고 있다.



박민희 선임기자, 이승준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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