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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9 (목)

아이폰 16, 누가 바꿔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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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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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16 시리즈. / 사진=애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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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새 스마트폰 '아이폰 16' 시리즈가 사전예약을 진행 중입니다. 한국이 처음으로 1차 출시국이 되어 오는 20일이면 국내 소비자들도 아이폰 16 시리즈를 만나볼 수 있게 됐는데요, 이번 추석 연휴에 교체를 고민하고 계시는 독자분들도 많으실 것 같습니다. 과연 아이폰16, 과연 바꿀만할까요?

매년 바꿀 필요는 없죠

지금 쓰시는 아이폰이 '아이폰 15 프로'나 '아이폰 15 프로 맥스'이신가요? 그럼 바꿀 이유가 크지 않아 보입니다. 이번 아이폰 16 시리즈의 핵심은 '애플 인텔리전스'입니다. 이번 신제품은 애플 인텔리전스를 통해 번역도 해주고 사진도 찾아주며 일정도 관리해주는 등 다양한 AI 기능을 제공합니다. 다만 이 기능은 아이폰 15 프로와 프로 맥스에서도 업데이트를 통해 사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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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16 카메라 컨트롤을 사용하는 모습 / 사진=애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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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아이폰 16 프로가 아이폰 15 프로보다 나은 점도 있습니다. 가장 큰 차이점으로 '카메라 버튼'이 새로 생겼습니다. 일반 카메라 셔터 위치에 버튼이 생겨 안정적인 촬영이 가능하고, 사진 확대·축소, 빛 노출 등도 손쉽게 조절할 수 있습니다. 또 배터리 성능도 나아졌고, 방열 설계도 향상돼 게임을 하거나 영상을 보는 틍 콘텐츠 소비에도 더 좋아졌습니다.

그렇다고 아이폰 16 프로는 155만원, 아이폰 16 프로 맥스는 190만원부터 시작하는데, 과연 교체할만한 성능 향상인가는 의문입니다. 매년 아이폰을 바꾸는 열성팬 혹은 얼리어답터가 아닌 이상, 아이폰 15 프로, 프로 맥스 사용자는 내년에도 계속 잘 쓰실 수 있을 겁니다.

AI 때문에 아이폰 16 산다? 글쎄요

사실 요즘 스마트폰 교체 주기는 과거 2년에서 3~4년까지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만큼 스마트폰을 바꿀 요인이 많지 않다는 얘기입니다. 스마트폰 성능은 상향평준화됐고, 제조사들도 과거처럼 매년 혁신을 선보이기보단 점진적인 변화를 추구하는 추세입니다.

이런 중에 AI는 오랜만에 등장한 교체 요인입니다.AI 기능을 제대로 쓰려면 우수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성능과 넉넉한 램(RAM) 용량이 필요합니다. 아이폰은 AP이 워낙 좋기 때문에 문제가 없지만, 램 용량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애플은 다른 안드로이드 계열 경쟁사에 비해 항상 램 용량에 인색했습니다. 이 때문에 바로 전 세대인 아이폰 15, 그것도 프로 라인업에서만 AI 기능을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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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아이폰 15 일반 모델이나 그 이전 모델을 사용하고 있는데, AI 기능이 내게 꼭 필요할 것 같다 싶으시면 교체할 이유가 생긴 겁니다. 하드웨어 변화보단 소프트웨어가 핵심입니다. 근데 이게 또 문제가 있습니다. 아이폰 16 시리즈를 구매해도 AI 기능이 안들어있습니다. 황당하시죠? 애플은 아직 애플 인텔리전스를 완성하지 못했습니다. 현재 베타 테스트 중인 AI 기능을 10월부터 순차적으로 업데이트를 통해 AI 기능을 제공할 예정이고, 애플 인텔리전스의 핵심인 AI 비서 '시리'는 내년이나 되어야 만나볼 수 있을 전망입니다.

문제는 또 있습니다. 바로 한국어 지원입니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올해 영어부터 지원되고, 이어 내년부터 중국어, 프랑스어, 일본어, 스페인어 등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아직 공식적으로 한국어는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올해 아이폰 16 시리즈를 구매해도, 한국어를 지원하는 애플 인텔리전스는 내년에 쓸 수 있을지, 내후년에야 쓸 수 있을지 아직 모른다는 얘기입니다. AI 때문에 아이폰 16으로 바꾼다는 건 그다지 추천하기 어려운 상황이네요.

올해는 일반 모델이 대세?

아이폰 16이 공개되고, 반응은 크게 갈렸습니다. 매년 단골처럼 등장하는 '혁신은 없었다'는 기본이고, 너무 변화가 적은 것이 아니냐는 실망도 컸습니다. 허나 혁신이 없어도 아이폰은 아이폰입니다. 큰 변화가 없더라도, 여전히 좋은 스마트폰이라는 얘기입니다.

최근 몇 년 간 프로 모델 인기가 높았는데, 올해 신제품은 기본 모델인 '아이폰 16'와 '아이폰 16 플러스'에서 호평이 나오는 분위기입니다. 경기 침체 국면이라 지갑이 얇아진 탓도 있고, 올해 기본 모델에 애플이 더 신경을 쓴 덕도 있습니다. 먼저 기존에 기본 모델은 프로 모델보다 한 세대 지난 칩을 달았지만, 올해는 기본 모델에는 'A18' 칩을, 프로 모델에는 'A18 프로' 칩을 달았습니다. 아이폰 15의 경우 'A16'칩을 달았기 때문에 이번에 두 세대를 한 번에 업그레이드 한 셈입니다. 성능 향상면에서 체감도가 클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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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16 시리즈 / 사진=애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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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모델과 프로 모델을 가르는 가장 큰 차이 중 하나는 카메라였는데, 올해 기본 모델도 카메라 성능이 많이 향상됐습니다. 광학 줌급 퀄리티의 2배 망원 옵션까지 지원하는 4800만 화소 퓨전 카메라를 탑재했고, 오토포커스를 지원하는 새로운 1200만 화소 울트라 와이드 카메라로 접사 사진 촬영도 가능해졌습니다. 렌즈 배열이 대각선에서 수직으로 바뀌면서 3D 공간 사진과 영상도 촬영 가능해졌죠.

기본 모델은 프로 모델보다 가볍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아이폰 16은 170g, 아이폰 16 프로는 199g으로, 30g 가까이 차이가 납니다. 가벼운 스마트폰을 선호하신다면 기본 모델을 추천드립니다. 기본 모델과 프로 모델 사이에 '급나누기'도 이번엔 심하지 않아 보입니다. 프로 모델에만 들어갔던 '액션버튼'도 적용됐고, 이번에 처음 선보인 카메라 촬영 버튼도 동일하게 들어갔습니다. 물론 세세하게 살펴보면 여전히 차별은 있습니다. 특히 120Hz 주사율을 지원하는 '프로모션' 기능을 넣지 않은 건 몹시 아쉽습니다.

'아이폰 16'도 아이폰이다

안드로이드에서 아이폰으로 이전을 고민하셨다면, 이번 아이폰 16 시리즈도 좋은 선택이라고 봅니다. 전자 제품은 당장 쓸 제품을 구매하는 게 최선입니다. 어차피 사는 순간 구형이니까요. 내년에 '아이폰 17' 시리즈는 꽤 변화가 클 것이란 전망도 나오는데요, '슬림' 혹은 '에어'라고 불리는 아주 얇은 모델이 출시될 것이란 소문입니다. 허나 아직 소문일 뿐이고, 1세대 제품은 변수가 많은 만큼, 굳이 1년 더 기다릴 이유는 크지 않다고 봅니다.

양쪽 다 써본 경험에서 얘기하면, 아이폰과 갤럭시, 모두 좋은 스마트폰입니다. 최근 갤럭시 스마트폰은 아이폰보다 AI 기능을 먼저 도입했을 뿐만 아니라, 기본 성능 자체도 많이 좋아졌습니다. 갤럭시에 들어가는 '스냅드래곤' 칩의 성능이 아이폰 못지 않게 많이 올라온 덕입니다. 또 폴더블폰은 아이폰이 갖지 못한 대화면이나 휴대성 같은 독특한 사용성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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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의 확실한 강점은 생태계입니다. 애플워치는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아이패드는 태블릿 시장에서, 에어팟은 무선 이어폰 시장에서 각각 1등 제품입니다. 이런 제품들은 아이폰을 써야만 쓸 수 있습니다. 각 제품을 연동하는 성능도 아직은 아이폰이 우수합니다. 애플워치나 에어팟을 쓰면서 안드로이드로 넘어가는 사용자는 많지 않을 겁니다. 그만큼 생태계 제품의 락인(Lock-in)이 강합니다.

우수한 기본 성능과 탄탄한 생태계를 지닌 아이폰인지, S펜, 폴더블 등 차별적인 사용성을 갖춘 갤럭시인지, 자신의 취향과 사용 패턴에 따라 선택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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