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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9 (목)

자민당 총재 선거 열흘 앞두고 돌발변수로 떠오른 '통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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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일본 도쿄 시부야구에 위치한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옛 통일교) 도쿄본부. /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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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주성식 기자 =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옛 통일교)이 오랜 기간 밀착해왔다는 한 일본 언론의 보도가 열흘 앞으로 다가온 자민당 총재 선거의 막판 돌발변수로 떠올랐다.

아사히신문은 17일 아베 전 총리가 지난 2013년 참의원 선거 직전 도쿄 자민당 본부 총재 응접실에서 통일교 교단 회장들과 면담했을 때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여러 장의 사진을 공개하며 양측이 오랜 기간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사실이 자민당 총재 선거의 향방을 좌우할 쟁점으로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일본 정부는 아베 전 총리가 2022년 7월 나라현에서 선거 유세 도중 한 괴한의 총격으로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정치권에 대한 통일교의 고액헌금 문제가 얽혀져 있다고 판단하고 이듬해 2023년 10월 통일교 해산명령을 청구한 바 있다.

아사히는 자민당이 기시다 후미오 내각을 궁지로 몰아넣은 불법 정치자금 스캔들과 같이 통일교와 당 사이 밀착관계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응해 많은 정치적 불신을 야기한 바 있다며 자칫 대국민 신뢰 회복을 목표로 당 총재 선거전에 임하고 있는 각 후보자들의 정치개혁 의지도 빛이 바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자민당 내에서는 아사히 보도가 총재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까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아사히에 익명을 요구한 한 중견 의원(참의원)은 "통일교(와의 연결고리) 문제는 이미 오래 전 마무리됐다고 생각했지만, 이번 보도로 총재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아베 전 총리가 통일교 교단 회장들을 만난 것에 대해 "통일교 측의 자민당 후보자 선거 지원을 확인하는 자리였다"며 밝혀 또 다른 논란을 예고했다. 이는 "양측이 조직적으로 연결된 관계는 아니다"라고 밝혔던 모테기 도시미츠 간사장의 해명과는 180도 다른 발언이기 때문이다. 모테기 간사장은 이번 총재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9명의 입후보자 중 한 명이다.

반면 기시다 내각은 강 건너 불구경 하듯 나몰라라 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종교단체 관리 업무 소관부처의 수장으로서 통일교 해산명령을 청구했던 모리야마 마사히토 문부과학상은 "양측이 만났다는 사실을 보도를 보고 처음 알았다"고 말했고, 기시다 내각에서 일했던 한 중진 의원은 "아베 정권 시절에 있었던 (정치권과 종교단체간)연결고리일뿐"이라며 이번 문제가 정치권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이라는 전망했다.

기시다 총리도 이날 총리관저에서 아사히 보도와 관련해 사실관계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금까지 국회 대정부 질의 등을 통해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회피했다. 그간 기시다 총리는 아베 전 총리와 통일교 간 관계를 둘러싼 조사 필요성에 대해 "당사자가 사망한 현 시점에서 사실 관계를 확인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소극적인 입장을 견지해왔다.

한편 야권은 즉각 재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며 정부여당을 압박하고 나섰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18일 자민당과 다음달 1일로 예정된 중의원 임시국회 소집 일정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아베 전 총리와 통일교 회장들이 지속적인 관계를 맺어왔다는 아사히 보도와 관련해 재조사 실시와 국회에서의 설명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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