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현대카드가 리뉴얼한 카드/그래픽=윤선정 |
현대카드가 올해 들어 상품 재단장을 7차례 진행했다. 대표카드인 현대카드M에 이어 최근에는 프리미엄 라인까지 리뉴얼하면서 소비자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현대카드는 회원이 이용하기 편하게 카드혜택을 단순화했다고 설명하지만 사실상 개악에 가깝다고 주장한다.
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카드는 자사의 대표 프리미엄 카드 6종을 일제히 리뉴얼했다. 이번에 리뉴얼된 카드는 △더 블랙 △더 퍼플 △더 레드 △더 레드 스트라이프 에디션2 △더 그린 에디션3 △더 핑크 에디션2다.
현대카드의 상품 리뉴얼은 올해 들어 벌써 7번째다. 올해 2월에는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센츄리온'(아멕스 센츄리온) 3종을 단종하고 리뉴얼한 버전의 에디션2를 새롭게 선보였다. 아멕스 센츄리온을 국내 카드사 중 단독으로 발급하기로 한 지 1년여 만에 내린 결정이다. 같은달 현대카드ZERO도 에디션3로 새단장했다.
3월에는 현대카드를 상징하는 대표상품인 '현대카드M'을 비롯해 스테디셀러로 통하는 6종을 리뉴얼했다. 이때 리뉴얼된 카드는 △현대카드M △현대카드MM △현대카드X △현대카드Z 패밀리 에디션2 △현대카드Z 워크 에디션2 △현대카드Z 플레이다. 이후에도 △현대카드MX 블랙, 마이 비즈니스, 배민현대카드를 리뉴얼했다. 7월에는 마일리지 카드로 꾸준히 인기를 얻은 대한항공카드 4종을 새롭게 선보였다.
현대카드의 대대적인 리뉴얼에 시장 반응은 비판적이다. 리뉴얼을 거치면서 주요 상품혜택이 축소돼서다. 가장 최근 리뉴얼된 프리미엄 카드 중 결혼준비 카드로 유명했던 더 그린과 더 핑크는 기본 적립률이 높아지면서 1.5배·2배 적립혜택이 사라졌다. 두 카드는 원래 1%를 기본 적립률로 제공하되 100만원 이상 결제시 적립률이 1.5배, 200만원 이상 결제시 2배로 뛰었다. 그러나 리뉴얼 후에는 기본 적립률이 1.5%로 오르고 기존에 제공하던 1.5배·2배 적립은 없어졌다.
가장 핵심적인 혜택으로 꼽히는 특별적립의 문턱도 높아졌다. 더 그린과 더 핑크는 당월실적을 50만원 이상 충족하면 여행·고메·해외·백화점 등 가맹점에서 5% 포인트적립을 받을 수 있었지만 재단장을 하면서 전월실적 100만원을 충족해야 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프리미엄 라인뿐만 아니라 올해 상반기 새롭게 선보인 카드도 개악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아멕스 플래티넘은 원래 100만원 상당의 바우처를 항공 마일리지, 호텔 멤버십 등 다양한 형태로 제공했지만 리뉴얼 후엔 국내 트래블, 패션·뷰티 영역에서 사용할 수 있는 85만원 상당의 바우처로 변경됐다. 발급 첫해 바우처 제공 조건도 누적 이용액 100만원 이상에서 400만원 이상으로 4배 뛰었다.
현대카드는 혜택구조를 단순화하기 위해 리뉴얼을 단행했다고 설명하지만 업계에서는 업황 부진을 이유로 꼽는다. 연매출 30억원 이하 가맹점의 카드수수료율은 2017년 0.8~2%내외에서 현재 0.5~1.5%까지 낮아졌다. 수수료율이 내려가면서 카드사의 주요 수입원인 수수료수익도 덩달아 줄어들었다. 2022년 하반기부터는 조달금리가 상승하면서 업권 전반적으로 이자비용이 급증했다.
현대카드는 지난 2년간 수익성의 기반이 되는 금융상품 취급액을 급격히 줄여 당기순이익 규모도 쪼그라들었다. 현대카드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1638억원으로, 신한카드 3793억원·삼성카드 3628억원과 비교하면 3분의1 토막 수준이다.
현대카드는 복잡한 혜택구조를 단순화해 회원이 편하게 상품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회원의 이용패턴 분석을 통해 이용률이 높은 핵심혜택을 더 강화하는 방향으로 통일성 있는 체계를 도입했다"며 "회원들이 더 편리하게 카드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황예림 기자 yellowye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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