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통합 앞둔 아시아나
남은 마일리지 1조 처리 고심
이마트, CGV 제휴 지난달 중단
전용몰 오픈했지만 모조리 품절
소비자들 소멸 임박해 ‘발동동’
남은 마일리지 1조 처리 고심
이마트, CGV 제휴 지난달 중단
전용몰 오픈했지만 모조리 품절
소비자들 소멸 임박해 ‘발동동’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쇼핑몰. 전체상품을 둘러보니 생활주방, 가전디지털, 뷰티건강, 모바일쿠폰 등에서 모두 솔드아웃(재고소진) 표시가 돼 있다. [사진 = 아시아나항공 OZ마일샵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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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상도동에 사는 50대 직장인 이 모씨는 그동안 쌓아둔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를 사용할 곳을 찾지 못해 불안하다. 마일리지 항공권 좌석은 워낙 부족해 엄두도 못낸다. 이마트에서 그동안 종종 사용해 왔는데 지난 달 10일부터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이 씨는 “아시아나항공이 마일리지 전용 쇼핑몰을 열었다고 하지만 들어가 보면 항상 모든 물건이 품절됐다”며 “이대로 두 달이 지나면 수 만 마일리지가 자동으로 소멸될 상황”이라고 말했다.
3일 아시아나항공 공시에 따르면 쌓여 있는 마일리지를 금액으로 환산할 경우 2분기 말 기준 9758억 원에 달한다. 2019년엔 8063억 원이었는데 5년 새 1700억 원 가량 늘었다.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과의 통합을 앞두고 1조원에 가까운 마일리지 털어내기에 나섰지만 소비자들의 불만은 오히려 높아가고 있다. 그동안 잘 사용해 왔던 제휴처를 끊어 버리면서 마일리지 사용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는 원성이 높다. 이대로 가다간 올해도 두 달이 채 남지 않아 상당수 마일리지가 자동 소멸돼 소비자들의 불만이 더 거세질 전망이다.
대한항공과 이사아나항공 기업결합(합병)은 현재 14개국 가운데 13개국 승인을 마치고 미국 정부의 승인만을 남겨두고 있다. 양사가 하나로 합쳐지면 당장 마일리지 가치와 사용을 두고 고객들 사이에서 적잖은 혼란이 예상된다. 이 때문에 아시아나항공 입장에서는 합병 전에 최대한 마일리지를 털어내는게 좋다.
문제는 아시아나가 최근 마일리지 제도를 개편하면서 오히려 고객들이 마일리지 사용을 어렵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아시아나는 지난달 9일 이마트, CGV, 소노벨(옛 대명콘도) 등 주요 사용처와 제휴를 중단했다. 마일리지 항공권을 구매하지 못한 고객들은 이마트 등에서 10년 유효기간이 임박한 마일리지를 사용해 왔는데 제휴 중단으로 많은 고객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시아나는 지난달 10일부터 OZ마일샵이라는 마일리지 전용 쇼핑몰을 열어 고객들의 마일리지 사용을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OZ마일샵에 올라온 품목은 거의 품절이다. 품목 수 자체도 많지 않은 데다 물량이 적은 탓이다.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개편은 지난해 대한항공 사례를 떠오르게 만든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4월부터 마일리지 항공권 공제율을 변경하려고 했다가 소비자들의 거센 반발을 샀다.
당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대한항공 개편안은 고객들이 애써 쌓은 마일리지의 가치를 대폭 삭감하겠다는 것”이라며 “국민에게 항공사 마일리지는 적립은 어렵고 쓸 곳은 없는 소위 ‘빛 좋은 개살구’”라고 직격했다. 결국 대한항공은 개편안을 포기한 바 있다.
마일리지는 재무제표 주석에 이연수익으로 분류한다. 재무제표에는 부채로 인식한다. 100만 원 항공권을 구매하고 1% 마일리지 적립을 받는다면 항공사는 99만 원만 매출로 계상한다. 1만 원은 고객이 마일리지를 사용하거나 마일리자 소멸되면 부채에서 빠지게 된다.
아시아나항공측은 “올해 소멸하는 마일리지를 회원들에게 안내하면서 OZ 마일샵 접속과 구매가 크게 늘어 품절 현상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판매 수량과 품목 확대 등을 통해 회원들이 마일리지 사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개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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