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북·중 수교 75주년 맞아 축전
김정은 “북·중 친선 협조 관계 발전”
시진핑 “전략적 의사 소통·조율 강화”
70주년 때보다 분량 줄고 수식어 빠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북도 지방공업공장건설장을 찾아 건설사업을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6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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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6일 북·중 수교 75주년을 맞아 축전을 주고받았다. 그러나 지난 70주년 때 교환한 축전에 비해 분량이 줄었고 내용도 건조해졌다. 앞서 양측의 다른 축전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포착됐다. 양측 사이 이상 기류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시 주석에서 보낸 축전에서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는 조·중(북·중) 친선 협조 관계를 새 시대의 요구에 맞게 공고 발전시키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75년간 두 당, 두 나라는 자기 위업의 정당성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간직하고 역사의 온갖 시련과 도전을 물리치면서 사회주의의 한길을 따라 힘차게 전진해 왔다”라며 “오랜 역사와 훌륭한 전통을 가지고 있는 북·중 친선을 변합없이 계승 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두 나라의 근본 이익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통신은 시진핑 주석이 김 위원장에게 보낸 축전도 공개했다. 시 주석은 축전에서 “새 시대, 새로운 정세 속에서 중국 측은 조선 측과 함께 두 나라 외교 관계 설정 75돍을 계기로 전략적 의사소통과 조율을 강화하고 친선적인 교류와 협조를 심화시켜 전통적인 중·조(중·북) 친선의 새로운 장을 계속 써나감으로써 두 나라의 사회주의 위업이 안정적으로 멀리 전진하도록 공동으로 추동하고 두 나라 인민에게 보다 훌륭한 복리를 마련해줄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나는 중·조 관계 발전을 고도로 중시하며 최근년간 총비서 동지(김정은 위원장)와 여러 차례 상봉하고 친서와 전문 등으로 밀접한 의사소통을 유지하면서 중·조 관계의 심화발전을 공동으로 인도하고 추동했다”고도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9월12일 란저우에서 열린 좌담회에서 고품질 개발을 강조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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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과 시 주석은 2019년 북·중 수교 70주년 때에도 축전을 교환했다. 사회주의 국가는 정주년(5·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을 중요하게 여긴다.
올해 축전은 70주년 때보다 다소 짧다. 또 양측의 우호 관계를 강조하는 화려한 수식어도 줄었다. 김 위원장은 70주년 축전에서 시 주석을 ‘존경하는 총서기 동지’라고 불렀지만 올해는 ‘존경하는’이 빠졌다. 또 70주년 때 포함된 “두 나라 인민이 피로써 지켜낸 사회주의”, “동서고금에서 찾아볼 수 없는 각별한 친선” 등의 표현을 올해는 찾아볼 수 없다.
시 주석의 70주년 축전에는 “조·중의 전통적 우의는 시간이 흐르면서 더 단단해지고 사람들의 마음에 깊이 들어갔다”, “여러 분야의 교류와 협조에서 풍만한 성과를 이룩” 등이 담겼지만 올해는 없다.
앞서 양측이 최근 주고받은 다른 축전과 답전도 과거보다 건조하고 형식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북한이 러시아와 밀착하면서 불편해진 북·중 관계가 반영됐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다만 북·중이 계기가 있을 때마다 지속해서 친서 등을 주고받는 것은 양측의 전략적 이해관계가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에 상황을 관리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중이 ‘거리 두기’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다만 더 이상의 관계 악화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 아래 양측 모두 상황관리에 방점을 두고 있는 것”이라고 짚었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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