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05 (목)

이슈 스마트폰 소식

中·印·유럽 잇단 참전…뜨거운 '반지전쟁'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국 기업들이 스마트링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2만원이 채 안 되는 초저가 제품에도 혈중산소 측정, 수면 분석 등 헬스케어 기능은 물론 디바이스 제어 기술까지 담는 등 극강의 가성비를 앞세워 업계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7월 '갤럭시 링'을 선보인 이래 중국과 인도, 핀란드 등 해외 기업들이 앞다퉈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9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중국 스마트링 제조기업 콜미테크(Colmi Tech)는 지난달 신제품 'R06'을 299위안(약 5만7000원)에 내놓았는데, 이달 들어 가격을 낮춰 100위안(약 1만9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갤럭시링(49만9400원)과 비교하면 26분의 1 수준이다. R06은 심박수·혈중산소· 운동 측정, 수면 분석을 지원하며 타사 플랫폼과 건강 데이터 공유도 가능하다. 콜미테크는 중국의 웨어러블 주문자위탁생산(OEM) 업체로 스마트링과 스마트워치 등을 만들어 판매한다. 샤오미의 '블랙샤크'도 가격이 599위안(약 11만4000원) 안팎으로 저렴한 편이다.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타오바오나 징둥닷컴에서 '스마트링'을 검색하면 5만원 미만인 제품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중국 광둥성 둥관에서 제조 공장을 운영하는 현지 관계자는 매일경제와 통화에서 "삼성이 갤럭시링을 만든다는 소문이 나기 시작한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며 "소비자 수요가 많은 핵심 기능 몇 가지만 탑재하는 저가 제품 제조 주문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매일경제가 중국산 스마트링 3개를 구입한 뒤 사용해본 결과 심박수, 혈중산소, 수면 패턴 등과 같은 건강 정보를 측정하고 분석하는 기능을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데이터 정확도는 다소 떨어졌다. 움직임이 많은 고강도 운동을 하거나 손에 땀이 찰 때 제품별로 표시되는 수치 차이가 컸다. 제품별 무게는 2.2~7g 정도로 불편함이 느껴지는 수준은 아니다.

디바이스 제어 기능은 편리했다. 샤오미 블랙샤크를 검지에 낀 채 엄지로 링의 표면을 문지르면 태블릿PC나 스마트폰 화면을 스크롤하면서 전환할 수 있다. 유튜브 쇼츠를 보거나 전자책을 넘길 때 유용했다. 검지로 스마트링 표면을 누르고 있으면 사진을 원격으로 촬영할 수 있고, 시간 알람을 반지의 표시등으로 받을 수도 있다. 중국 업체뿐만 아니라 핀란드·인도 기업들도 스마트링시장 선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핀란드 업체 오우라는 신제품 '오우라4'를 공개했다. 심혈관 연령과 스트레스 회복력과 같은 장기적인 지표를 제공한다. 인도 기업 울트라휴먼은 지난 7월 심방세동을 감지할 수 있는 기능이 담긴 '링에어'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또 비타민D와 카페인 섭취량을 추적해 적당한 양을 알려준다.

스마트링시장 전망은 밝다. 시장조사업체 데이터 호라이즌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링시장 규모는 2022년 1억4710만달러(약 2000억원)에서 연평균 25.4% 성장해 2032년 14억5100만달러(약 2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스마트링의 태생적 한계 때문에 반지 자체보다는 스마트폰을 비롯한 주변 기기와의 연동 서비스가 더욱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스마트링은 크기와 배터리 제약 때문에 많은 기능을 담기엔 한계가 있는 데다 스마트폰 서비스 의존도가 높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링을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버즈(무선 이어폰) 등 기기와 연동하는 방식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을 고도화하고 있는 이유다. 스마트링이 향후 혼합현실(XR) 디바이스를 제어하는 컨트롤러(제어 장치)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애플은 2015년부터 스마트링 관련 특허를 잇달아 출원했다. 여기엔 건강 정보 측정뿐만 아니라 모바일 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기능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재 애플의 스마트링 개발 행보는 오리무중이다. 최근 블룸버그는 "애플이 스마트링 개발을 포기했다"며 "애플워치의 성공을 잠재적으로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반면 미국 CNBC는 시장조사기관 CCS인사이트의 연례 예측 보고서를 인용해 "2026년까지 스마트링을 출시할 수 있다"며 엇갈린 전망을 내놓았다.

[김대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