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영풍은 고려아연 지분 1.85%를 보유한 영풍정밀 공개매수에서는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기존 지분과 합쳐 의결권 기준 40%가 넘는 고려아연 지분을 확보해 향후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유리한 고지에 오르게 됐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13일부터 이날까지 진행된 MBK·영풍 측의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총 110만5163주(5.34%)의 지분이 응했다. 고려아연 주가는 이날 0.13% 하락한 79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MBK·영풍 측이 제시한 공개매수가(83만원)에 못 미치며 투자자 상당수가 공개매수에 응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영풍정밀 공개매수에는 대부분 주주들이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MBK·영풍 연합은 공개매수를 통해 고려아연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한 지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게 됐다. 기존에 소유한 지분(33.13%)에 이를 더하면 지분율은 38.47%까지 늘어난다. 의결권 기준으로는 40%를 훌쩍 넘는 지분을 확보하며 최대주주 지위를 공고히 하게 됐다. 기존 고려아연 자사주(2.40%), 경원문화재단 소유 지분(0.04%), 고려아연이 오는 23일까지 진행하는 자사주 공개매수에 응한 지분은 의결권이 없기 때문이다.
MBK는 "MBK·영풍은 고려아연의 최대주주로서 경영 지배를 공고히 하고 투명한 기업 거버넌스 확립을 통해 고려아연이 지속 성장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중재 노력에도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MBK·영풍이 대결을 강행하면서 결국 주주총회 표 대결까지 치달을 가능성이 커졌다.
MBK 측은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가 끝난 뒤 이른 시일 안에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해 이사회 장악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려아연도 이날 "MBK 측이 제시한 목표치에는 미달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추후 적절히 대응해나가겠다. 주주님들의 지속적인 지지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공개매수를 통한 지분 확보와 표 대결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공개매수 과정에서 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 가능성에 대해 감독당국이 면밀히 들여다보겠다는 입장이어서 결과와 관계없이 장기간 진통이 이어질 전망이다.
[오대석 기자 / 나현준 기자 / 조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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