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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금)

길어지는 中 경기 침체…더 큰 충격에 대비해야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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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가 3분기에 4.6%(국내총생산 기준) 성장했다. 지난해 1분기(4.5%) 이후 최악의 성적표다. 2분기에도 4.7% 성장에 그쳤으니 올해 목표 5% 성장은 힘들 듯싶다. 중국 정부는 예산 조기 투입 등의 부양책을 발표했으나 경기 회복은 쉽지 않아 보인다.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른 내수 부진이 그만큼 심각하기 때문이다. 물가상승률이 0%대에 그치면서 디플레이션에 빠져들고 있다는 진단까지 나온다. 경기 침체가 오래갈 가능성이 상당하다.

이는 한국 경제에도 큰 타격이다. 올해 1~9월 대중 수출은 978억달러였다. 전체 수출의 19%였다. 특히 한국 경제의 중추인 반도체를 비롯한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의 대중 수출 의존도는 40%를 웃돈다. 중국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 대중 수출이 줄어들어 한국 경제 성장도 발목을 잡힐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대중 수출이 20% 급감한 2023년에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1.2% 줄어드는 부정적 효과가 발생했다고 했다.

미·중 무역전쟁의 골이 더 깊어질 수 있다는 점도 한국 경제에 부담이다. 중국 견제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행정부에서 시작했으나 민주당이라고 다르지 않다. 조 바이든 민주당 행정부 들어서도 첨단 제품의 대중 수출을 금지하면서 중국을 강하게 압박했다. 대중 정책만큼은 민주당도 '트럼프화(Trumpification)'한 것이다. 차기 대선에서 트럼프 공화당 후보나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 중 누가 당선되더라도 중국 압박은 계속될 것이다. 예를 들어 미국이 중국 완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더 높이면 중국에 중간재를 수출하는 한국은 타격을 입게 된다. 한국의 대중 수출 중 중간재 비중이 78%에 이른다.

이런 상황을 이겨내려면 중국 밖에서 시장 점유율을 높여야 한다. 미국과 유럽 같은 선진국 시장에서는 기술과 품질로 승부할 수밖에 없다. 인도 등 거대 신흥시장에서의 현지화 전략도 가다듬어야 할 때다. 지금의 중국 경기 침체는 장기 침체의 서막일 수 있다. 더 큰 충격에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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