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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2 (화)

“산에서 업고 내려왔더니 두 발로 귀가”…구조대 마음 할퀴는 비양심 등산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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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설악산 달마봉을 오르는 등산객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이 없음.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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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단풍철을 맞아 등산객이 늘면서 산악 구조 요청도 증가한 가운데, 이들 중 단순히 체력 소진을 이유로 신고하는 경우가 많아 긴급한 구조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21일 YTN에 따르면 최근 설악산에서 한 여성이 발목과 머리 등을 다쳐 구조를 요청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조대원 20명은 어두운 산길을 5시간 동안 걸어가 여성을 구조했다.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전국 산악사고 구조 건수는 총 3만3236건이다. 특히 단풍철을 맞아 산을 찾는 사람이 증가하는 9월과 10월에 출동 건수의 25%가 집중됐다.

출동 원인으로는 실족·추락이 29%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어 산악 기타 사고(27.9%), 조난 수색(26%), 개인 질환(9.9%) 등이 뒤를 이었다.

문제는 부상 없이 단순히 걷기 힘들다는 이유로 구조를 요청하는 사례가 많아졌다는 점이다. 설악산에서 주말마다 발생하는 하루 평균 10건 이상의 구조 요청 중 절반 이상은 단순한 체력 소진 등의 이유로 알려졌다.

손경완 설악산국립공원 특수산악구조대장은 YTN에 “구조대원들이 돌아가면서 업고 하산했는데 주차장에 오게 되면 또 두 발로 걸어서 자력으로 귀가한다. 이럴 때 사실 맥이 좀 많이 빠진다”고 털어놨다.

불필요한 구조 요청은 실제 긴급한 구조가 필요한 상황에 대응하는 시간을 지연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자신의 체력에 맞는 등산 코스를 선택해야 하고 출입이 금지된 탐방로는 사고 위험이 큰 만큼 들어가지 말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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