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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8 (월)

삼성전자 ‘이재용 10년’…자본이익률 5.8%P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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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어린이병원에서 열린 소아암·희귀질환 지원사업단 행사 참석을 마치고 병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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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자본이익률(ROE)이 지난 10년간 하락세를 거듭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자본이익률은 회사가 주어진 자본을 토대로 얼마큼의 이익을 냈는지 보는 척도다. 기업의 경영 효율성을 한눈에 보여주는 만큼 기관투자자들이 중요시하는 핵심 지표다. 이재용 회장이 경영 주도권을 잡은 10년 동안 삼성이 서서히 ‘비효율적인 공룡’으로 전락했다는 얘기다. 외국인 투자자의 거센 매도로 주가가 이른바 ‘5만전자’로 내려앉은 기저에 이런 위기감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한겨레가 삼성전자의 재무제표 20년치를 분석한 결과, 회사의 10년 평균(당해 포함 최근 10년) 자본이익률이 2013년 19.1%에서 지난해 13.3%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자본이익률이란 회사의 자본 대비 연간 순이익 규모를 가리킨다. 쉽게 말해 회사가 자기 돈(자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굴려서 이익을 냈는지 본다는 얘기다. 반도체 산업 특성상 업황에 따라 매해 변동성이 큰 만큼 단기가 아닌 10년 평균치의 장기적 추이를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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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최근 거론되는 삼성전자의 ‘위기’가 실은 오래전부터 진행돼왔음을 보여준다. 자본이익률의 계속된 하락세는 기업의 경영 효율성이 유의미하게 나빠지고 있다는 뜻이어서 통상 위기 신호로 읽힌다. 삼성전자의 덩치(자본)는 꾸준히 커왔지만, 반도체와 스마트폰을 비롯한 주요 사업에서 낸 이익은 지난 10년간 업황에 따라 오르락내리락했을 뿐 추세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다. 올해는 반도체 업계에 찾아든 인공지능(AI)발 훈풍에도 경쟁사와 달리 하락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증권가의 실적 전망치를 반영해 추산한 올해 10년 평균 자본이익률은 12.6~12.8% 수준이다.



경쟁사가 부단히 성장해온 것과는 대비되는 결과이기도 하다.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업체 대만 티에스엠시의 10년 평균 자본이익률은 같은 기간 23.6%에서 27.3%로 올랐다. 그러면서 티에스엠시와 삼성전자 간 격차는 4.5%포인트에서 14.0%포인트로 벌어졌다. 최근에는 티에스엠시 이익률이 삼성전자의 두배를 넘는다.



결국 이재용 회장이 이끌기 시작한 뒤 삼성전자의 경쟁력이 꾸준히 악화한 셈이다. 이 회장은 부회장 시절이던 2014년 고 이건희 선대 회장이 입원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경영에 나서기 시작했다. 2022년 10월27일에는 회장에 올랐다. 이날로 회장 취임 2주년을 맞았으나 최근 불거진 삼성전자 위기론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경제개혁연대 소장인 김우찬 고려대 교수(경영학)는 “(이재용 회장은) 보여준 경영 능력이 없다”며 “회사가 위기를 탈피하기 위해서는 변화를 꾀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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