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인텔리전스가 기사를 요약해주는 모습./김민국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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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지난달 28일 아이폰 운영체제(OS) iOS 18.1과 함께 인공지능(AI) 서비스 ‘애플 인텔리전스’ 베타 버전을 공개했다. 현재 애플 인텔리전스 베타 버전은 미국 영어를 대상으로만 제공된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문서, 웹 페이지를 자동으로 요약하고 표·핵심 단어 중심으로 변환하거나, 사진에서 불필요한 사물을 지우는 등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유용한 기능을 갖췄다. 응답 정확도가 향상된 음성 비서 ‘시리’와 이메일 답장을 스스로 만들어주는 기능도 만족스러웠다.
다만 애플의 명성과 걸맞지 않게 기능 측면에서 타사와의 차별점은 거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애플 인텔리전스를 일주일간 직접 사용해봤다.
◇ 문서 요약, 답변 자동 작성, 문법 교정까지
애플 인텔리전스에서 가장 유용했던 기능 중 하나는 문서 요약이다. 기사 원문 일부를 드래그한 뒤 ‘라이팅 툴(Writing Tool)’ 항목에 들어가 ‘요약’ 버튼을 누르자 약 2초 후에 기사를 요약해 줬다. 공백 포함 643자의 글자가 186자 정도로 줄었다. 미국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가 선거 유세에서 도널트 트럼프 후보를 비판했다는 기사의 요약을 지시하자, “카멀라 해리스는 자신을 도널드 트럼프와 대조하며 마무리 연설을 했다”라는 간결한 문장을 제시했다. 바쁜 출근 시간대 기사 전문을 보기 어려울 때 유용한 기능이다.
애플 인텔리전스가 문장을 업무용 어투로 교정해 주는 모습. /김민국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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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서 작성 시 맞춤법을 교정해 주고 상황에 맞는 어투로 바꿔주는 기능도 돋보였다. 메모장에 ‘Hi. my name are is kim Minkuk.’이라는 문법이 틀린 문장을 쓰고 전문적인(Professional) 어투로 바꿔 달라고 요청하자 ‘Hello, my name is Kim Minkuk.’이라는 문장으로 교정됐다. 지인에게 보내는 편지를 작성하고자 할 때는 친근한(Friendly) 어투로 작성을 요청하면 된다.
이메일이나 문자메시지를 보낼 때 자동 답변 완성 기능도 활용할 수 있다. AI가 주는 ‘예’ ‘아니오’ 등 선택지만 고르면 취지에 맞는 메일 내용을 만들어 주는 식이다. 이베이가 ‘새로운 기기에서 로그인’이라는 제목으로 보내온 메일에 자동 답신을 요청하자, “나는 이 때 이베이에 로그인하지 않았다”라는 문장이 곧바로 완성됐다.
애플 인텔리전스가 기사를 핵심 단어 형태로 정리한 모습. /김민국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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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서를 핵심 단어, 목록, 표 형태로 정리할 수도 있다. 라이팅 툴 기능을 활용해 웹 페이지 기사의 핵심 내용을 제시해달라고 지시하자 금세 핵심 단어를 뽑아줬다. 카멀라 해리스 후보가 지난달 29일 워싱턴에서 선거 유세용 연설을 한 로이터통신 기사의 핵심 내용을 뽑아 달라고 하자, AI가 ‘집회 위치와 중요성’ ‘집회 참석 인원’ ‘해리스의 메시지’ 항목으로 나눠 분석했다. 목록 형태로 정리해 달라고 요구하자 기사를 5줄 정도의 문장 형태로 정리해줬고, 표 형태로 정리를 지시하자 ‘발화자’ ‘장소’ ‘날짜’ 형태로 정리한 시각 자료를 만들어 냈다.
애플 인텔리전스가 사진 속 피사체를 제거하는 모습. /김민국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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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응답 정확도 향상된 시리 활용성 높아
AI 기반 사진 편집 기능도 유용했다. 사진에서 이어폰이 나온 영역을 선택하자 약 2초 만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마음에 드는 풍경 사진에서 행인들을 지우고 싶을 때 활용할 수 있다. AI 안전성도 확보했다. 사람의 얼굴에 해당 기능을 사용하면, 사라지는 것 대신 모자이크로 대체된다.
음성 비서 시리의 성능이 향상된 것도 체감할 수 있었다. 애플 인텔리전스로 업데이트된 시리는 오픈AI의 챗GPT가 적용돼 높은 응답 정확도를 자랑한다. 애플 인텔리전스가 적용된 시리와 적용되지 않은 시리에 각각 “축구 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대해 알려줘”라고 물었다. 애플 인텔리전스가 적용된 시리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역사 등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시했지만, 그렇지 않은 시리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경기 일정만 알렸다. 애플 인텔리전스가 적용된 시리는 말을 심하게 더듬어도 문장을 정확하게 인식했다.
◇ 삼성·샤오미 등 경쟁사 AI와 큰 차이 없어
애플 인텔리전스에 구현된 기능들은 타사 제품과 차별점이 없었다. 문서 요약, 사진 편집 등은 이미 삼성전자, 샤오미 등 경쟁사 제품에 적용돼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7월부터 AI를 통한 동시통역에 PDF 번역 기능까지 제공하나, 이달 출시된 애플 인텔리전스는 이 같은 기능이 빠져 있다. 그렇기에 AI가 직접적인 구매 요인으로 작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을 찍어 사물·장소 등을 검색하는 기능과 스케치를 이미지로 변환해 주는 기능, 음성 명령으로 나만의 이모티콘을 만들 수 있는 ‘젠모지’ 기능, 통화 녹음을 요약해 주는 기능은 조만간 출시된다. 다만 ‘젠모지’를 제외하면 이 기능들도 타사 제품에서 찾아볼 수 있어 차별화 요소로 보긴 어렵다.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는 점도 아쉽다. 내년 중 정식으로 한국어를 지원하는 만큼, 한국인 이용자들은 애플 인텔리전스를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몇 개월을 더 기다려야 한다.
김민국 기자(mansa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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