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미국 대선… 막판까지 예측불허
해리스·트럼프 지지율 49% 동률
승패 가를 7개 경합주도 초박빙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오른쪽)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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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47대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가 5일 자정 뉴햄프셔주(州) 산간 마을 딕스빌 노치를 시작으로 미 전역에서 실시된다.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미국의 첫 여성 대통령에 오를지, 4년 전 패배했던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례적 ‘2기’를 거머쥘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운명의 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판세는 막판까지 엇갈리며 예측 불허인 상황이다.
그래픽=백형선 |
3일 공개된 NBC의 대선 직전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해리스와 트럼프의 전국 단위 지지율은 49% 동률을 기록했다. 두 후보의 지지율은 지난달 조사에서도 48%로 같았다. 성별에 따른 선호도 차이가 두드러졌다. 여성의 해리스 지지율은 57%로 트럼프(41%)보다 16%포인트 높았다. 낙태권 논란이 이번 선거의 핵심 이슈로 부상한 가운데 여성 유권자의 표심(票心)은 결과를 판가름할 결정적 변수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남성 지지율은 반대로 트럼프가 58%로 해리스(40%)를 18%포인트 차로 앞섰다.
전국 단위 지지율보다 중요한 것은 일곱 경합주 판세다. 같은 날 공개된 뉴욕타임스(NYT)·시에나대의 경합주 여론조사에선 해리스가 일곱 개 중 네 주에서 트럼프에게 약간 앞선다고 나타났다. 해리스는 네바다(49% 대 46%), 노스캐롤라이나(48% 대 46%), 위스콘신(49% 대 47%), 조지아(48% 대 47%)에서 트럼프보다 지지율이 높았다. 트럼프가 우세인 주는 애리조나(49% 대 45%) 한 곳이었다. 펜실베이니아(48% 대 48%)·미시간(47% 대 47%)은 동률이었다. 다만 일곱 주 모두 결과가 오차 범위 내에 있어 결과를 확신하긴 어렵다. NYT는 “선벨트(일조량이 많은 남부)와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 지대)에서 일제히 접전 양상을 보인 건 수십 년 만의 일”이라며 “선거전이 막바지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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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치르는 미국 대선은 전례를 찾기 어려운 초박빙 구도로 치닫고 있다. 조사·예측 기관별로 상반된 결과가 나오는 등 막바지로 가면서 예측은 점점 어려워진다. 이코노미스트는 3일 여론조사 결과, 경제 지표 등을 종합해 산출하는 자체 모델에서 트럼프의 승리 확률을 51%, 해리스는 49%로 예측했다. 전날 해리스(52%)의 승리를 점쳤던 전망을 하루 만에 뒤집은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30일엔 두 후보의 승리 확률을 50% 동률로 평가하는 등 계속 예측을 바꾸고 있다. 그만큼 판세가 유동적이라는 뜻이다. 로스앤젤레스(LA)타임스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낙마, 암살 시도에서 살아남은 트럼프, 최초의 유색인종 여성 후보인 해리스 등 전례 없는 변수가 표출된 이번 대선은 선거일 직전까지 접전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 현대사에서 가장 놀라운 대선 중 하나”라고 했다.
선거 분석 사이트인 ‘파이브서티에이트’는 이날 1000회에 거친 모의 대선 결과 트럼프가 526회, 해리스가 471회 승리했다며 트럼프의 승리 가능성(53%)이 해리스(47%)보다 우세하다고 전망했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가 집계한 일곱 경합주 평균 지지율은 트럼프가 펜실베이니아·애리조나·조지아 등 다섯 곳에서 해리스를 앞선다고 나왔다. 이 조사에서 해리스는 미시간·위스콘신 두 곳에서만 트럼프에 앞섰다. 시카고대 출신 통계학자 네이트 실버는 트럼프가 승리할 확률이 해리스보다 다소 높다고 전망하면서도 “우열을 가리기 힘든 동전 던지기(toss-up) 같은 상황이라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고 했다. 그레고리 후버 예일대 교수는 “경합주 접전 때문에 이번 선거는 특히 예측이 어렵다”며 “(미국 프로 야구 결승전) 월드시리즈나 (미식축구 결승전) 수퍼볼을 봐야 누가 이길지 알 수 있는 것처럼, 이번 대선은 승부 결과를 예측할 수 없고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해서도 안 된다”고 했다.
그래픽=백형선 |
실제로 파이브서티에이트 등과 달리 ‘해리스 우세’를 점치는 여론조사 결과도 적지 않다. 해리스는 이날 공개된 NYT의 경합주 여론조사에서 일곱 곳 중 네 곳(네바다·노스캐롤라이나·위스콘신·조지아)에서 트럼프를 오차 범위 내이지만 다소 앞선다고 나타났다. 아울러 ABC·입소스의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선 해리스가 49%의 지지율로 트럼프(46%)를 3%포인트 차로 앞섰다. 2016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국민투표 결과 등을 정확하게 맞힌 영국 여론조사 업체 포컬데이터도 자체 예측 모델로 분석한 결과 해리스의 승리가 예측됐다고 밝혔다.
미 대선은 주별로 분포된 전체 선거인단 538명 중 과반인 270명 이상을 확보하면 당선된다. 현재 해리스가 뉴욕·캘리포니아 등 인구 밀집 도시가 많은 주를 중심으로 226명, 트럼프가 텍사스·플로리다 등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219명을 안정적으로 확보했다고 분석된다. 일곱 경합주에 걸린 선거인단 93명을 누가 더 많이 획득하냐의 싸움인데, 해리스 입장에서 가장 확실한 승리 방정식은 한때 ‘블루 월(blue wall·민주당 철벽)’이라 불렸던 펜실베이니아·미시간·위스콘신 등 러스트벨트 세 주에서 모두 이기는 것이다. 일부 선거인단을 배분하는 네브래스카 제2선거구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전제가 있는데 이곳은 현재 해리스가 우세하다. 반대로 해리스가 가장 많은 19명의 선거인단이 걸려있는 펜실베이니아에서 지면 ‘매직넘버’ 도달은 험난해진다.
앞으로 4년 동안 세계 정치 지형의 향방을 결정할 미국 대통령 선거가 5일 실시된다. 대선을 이틀 앞둔 3일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막판 유세전에 힘을 쏟으며 지지를 호소했다. 해리스는 이번 대선의 승부처인 경합주(州) 미시간주 이스트랜싱의 미시간주립대 캠퍼스 유세장을 찾았고(왼쪽 사진) 트럼프는 또 다른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의 리티츠에서 자신에게 투표해줄 것을 당부했다(오른쪽 사진). /EPA 연합뉴스·로이터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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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도 마찬가지다. 펜실베이니아에서 이겨야 승리할 수 있는 조합이 더 많아지는 구조다. 펜실베이니아에 더해 16명씩 걸려있는 조지아·노스캐롤라이나에서 이기면 정확히 270명을 확보한다. 트럼프는 현재 노스캐롤라이나·조지아·애리조나·네바다 등 선벨트 네 주 여론조사에서 해리스보다 대체로 우위에 있다. 다만 모두 승리해도 러스트벨트 중 한 곳이라도 이기지 못하면 270명에 도달할 수 없다. 두 후보가 동률이 되는 경우도 있다. 해리스가 러스트벨트 세 곳, 트럼프가 선벨트 네 곳에 네브래스카 2선거구를 이기면 269명 대 269명으로 선거인단이 같아진다. 이 경우 대통령을 결정하는 권한은 연방 하원으로 넘어간다. 현재는 공화당이 다수당이지만 이번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의회 선거를 통해 새로 구성된 하원이 투표를 하게 된다.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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