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06 (수)

체코 원전 '웨스팅하우스' 족쇄 푸나…韓美 '팀KORUS'로 뭉친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 한국수력원자력이 '24조 원' 규모의 체코 신규 원전 건설사업을 수주하는데 성공했다. 원전 수출로는 사상 최대이자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수주 이후 15년 만에 이룬 쾌거다. 사진은 체코 신규원전 예정부지 두코바니 전경. (한국수력원자력 제공)2024.7.18/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체코 원전 수출의 최대 걸림돌인 미국 웨스팅하우스 분쟁에 긍정적 변수가 등장했다. 한국과 미국 정부가 원전 수출에 협력하기로 뜻을 모으면서다. 체코 반독점 당국(UOHS) 역시 웨스팅하우스가 제기한 이의신청을 기각하는 등 체코 원전 수출에 청신호가 켜졌다.

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 정부는 지난 1일 '한·미 원자력 수출 및 협력 원칙에 관한 기관간 약정(MOU)'에 잠정 합의했다. 정부 간 수출통제, 협력에 관한 원칙을 정한 것이다.

MOU는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및 핵 비확산 촉진 △민간 원자력 기술에 대한 제3국으로의 수출통제 관리 △기후변화 대응 △글로벌 에너지 전환 가속화·핵심 공급망 확보 등의 내용을 담았다. 정부는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MOU를 확정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최종 서명 시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양국 간 원전 수출 협력이 긴밀히 이루어질 것"이라며 "양국 산업에 수십억 달러의 경제적 기회가 창출되고 수만개의 제조업 분야 일자리가 생겨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체코 원전 수출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체코 원전 수출의 경우 웨스팅하우스가 한국수력원자력을 상대로 제기한 지적재산권 침해 소송이 걸림돌로 꼽혀왔다.

웨스팅하우스는 한수원이 수출하려는 APR1400 노형과 관련 지식재산권을 침해했다며 2022년 1월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웨스팅하우스는 APR1400 노형은 한국 독자 개발 노형이 아니기 때문에 미국 원자력에너지법에 따라 미국 법무부 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1심은 '수출 통제 집행 권한은 미국 정부에 있어 웨스팅하우스가 소송 주체가 될 수 없다'며 각하했지만 웨스팅하우스는 지난해 10월 항소법원에 항소했다. 현재 항소심과 중재 절차가 진행 중이다.

산업부는 이번 MOU가 웨스팅하우스 소송과 직접적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화해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다며 문제 해결 가능성을 열어뒀다.

산업부 관계자는 "앞으로 기업들이 수출 통제와 관련 분쟁을 일으키지 않고 서로 협력하는 절차를 만들었다"며 "이미 발생한 분쟁과는 직접적 상관은 없지만 예방 차원에서 상당히 큰 진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래 협력을 유도하기 위한 장치들이 현존한 이슈를 해결할 분위기"라며 "소통·협력하는 분위기와 여건을 만들었고 기업들도 협의하고 있어 문제가 해결될 기대감이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정부는 한국과 미국의 원전 수출 협력을 뜻하는 '팀 코러스(KORUS, Korea-US)'를 강조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글로벌 원전 시장을 대상으로 양국이 협력해서 공동으로 진출하고 촉진하고 독려하는 것도 MOU에 반영됐다"며 "팀코리아가 팀코러스로 확장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체코 반독점 당국(UOHS)도 한수원과 체코 정부 간의 원자력발전소 신규 건설사업 계약에 웨스팅하우스와 프랑스전력공사(EDF)가 제기한 이의제기를 기각했다.

EDF와 웨스팅하우스가 UOHS에 항소를 제기할 수 있지만 항소 여부와는 상관없이 본 계약은 무리 없이 진행될 거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들이 제기한 문제는 이미 입찰 과정에서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다른 문제 제기가 나오지 않는 이상 항소심에도 UOHS가 판단을 달리할 이유가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따라 내년 3월 예정된 한수원과 체코전력공사(CEZ)의 최종계약에 더욱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당장 이달 셋째 주에는 2주간의 일정으로 체코 원전 사업 발주처인 CEZ 관계자 60여 명이 한국을 찾는다.

이들은 한수원과 최종계약과 관련한 세부 조건을 협상할 것으로 전해졌다. CEZ 관계자들은 또 국내에서 운영·건설 중인 원전을 시찰하고 두산에너빌리티의 원전 주기기 제작 역량 등도 점검할 계획이다.

세종=최민경 기자 eyes00@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