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교 의원을 단장으로 하는 더불어민주당 명태균게이트 진상조사단 첫 회의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리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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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2022년 재보궐선거 당시 명태균씨 녹음파일 3개를 추가로 공개했다. 명씨가 김건희 여사와 윤상현 공천관리위원장을 통해 공천에 개입한 정황이 담겨있다는 게 민주당 설명이다. 녹음파일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가까운 함성득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장이 자신을 ‘미륵보살’이라고 부른다는 명씨의 목소리도 담겼다.
명태균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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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이날 공개한 파일은 2022년 4월 명씨가 지인 ㄱ씨와 나눈 대화 녹음이다. ㄱ씨가 “사모님은 그 윤상현 의원한테 전화했지”라고 명씨에 묻자 명씨가 “예. 나중에 저녁에 함성득이 가서 막 난리를 치겠지, 자기 친구니까”라고 말한다. ㄱ씨가 이어 “함성득 교수도 어찌 보면 뒷북 맞은 것”이라고 하자 명씨는 “그러니까 윤상현이가 가서 또 울고불고 또 난리를 치겠지. 내보고 개XX라 카더라. 이 XX가 미친 XX 아이가 그러면서”라고 말한다.
ㄱ씨는 “자기를 갖다가 공심위원장(공관위원장) 시켜 놨더만은, 참나 진짜”라고 했고, 명씨는 “고양이 앞에 생선을 맡겨도 유분수지”라고 맞장구를 친다.
민주당은 이 대화에서 ‘사모’가 김건희 여사를 가리킨다고 했다. 윤상현 의원은 녹음이 이뤄진 2022년 4월 당시 6·1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질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공천관리위원장에 임명됐다.
민주당 관계자는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이 여의치 않아 윤상현 당시 공관위원장에게 압박이 이뤄지던 시점에 녹음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명씨가 함 원장을 통해 윤 의원을 공관위원장에 앉혔으나, 윤 의원이 말을 듣지 않자 “고양이 앞에 생선을 맡겼다”고 불만을 토로했다는 것이다.
2021년 8월15일 명씨와 지인들 사이의 대화가 담긴 또다른 녹음파일에서 명씨는 지인들에게 “윤상현이 제일 친한 함성득한테 내가 시켰다. 함성득은 내 보고 미륵보살이라고 하니까”라며 “그런 사람들이 내 보고 선생님 같으신 분이 어떻게 지금 나왔냐고 (한다)”고 말한다. 명씨가 윤상현 의원의 윤석열 대선 캠프 합류를 성사시켰는데, 그 배후에는 자신을 ‘미륵보살’이라며 예지력을 신뢰했던 함 원장의 영향력이 있었다는 뜻으로 보인다. 실제로 윤석열 캠프는 이 대화가 이뤄지고 약 2개월이 지난 2021년 10월 윤 의원을 캠프 총괄특보단장에 임명했다.
민주당이 공개한 세 번째 녹음파일에서 명씨는 2022년 4월 초순 지인에게 “나는 권력도 없고, 아무것도 없고, 다른 사람보다 예지력이 있어서, 미리미리 미래를 보는 것”이라 말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대해 함 원장은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황당하기 짝이 없다. 나는 미륵보살이 어디에 쓰이는 단어인지도 모른다. 너무 허무맹랑한 얘기”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명태균을 (미륵보살이 아니라) ‘태균아’ 라고 부른다. 나이가 한참 차이 나서 그렇다”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key@hani.co.kr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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