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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시각장애인에 자리 양보한 아저씨, 발라당 누운 안내견”… 지하철 훈훈 목격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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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시각장애인 안내견이 지하철 바닥에 눈을 감고 누워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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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만원 지하철에서 승객들이 일제히 안내견을 데리고 탄 시각장애인을 배려했다는 내용의 목격담이 알려져 훈훈함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달 27일 스레드 이용자 A씨는 ‘출근길 만원 지하철에서 느꼈던 따스함’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출근길 3호선 하행선은 진짜 콩나물시루인데, 갑자기 더 좁아지는 느낌이 들더라”며 “그래서 봤더니 시각장애인분과 안내견이 탔다”고 운을 뗐다.

이어서 A씨는 “한 아저씨가 자리를 양보해 주셨는데, 시각장애인분은 금방 내린다고 한사코 사양하다가 결국에 앉으시더라”며 “안내견 강아지는 너무 귀엽게 주인 앞에 자리를 잡고 발라당 누워버렸다. 귀여워서 기절하는 줄 알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더 웃긴 건 안내견이 끝자리 앉은 여성분 발 위에 누워버려서 (여성 승객이) 내리실 때 안절부절못하시더라”고 했다.

A씨가 첨부한 사진에는 노란색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조끼를 입은 리트리버가 지하철 바닥에 누워 눈을 감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지하철 칸 내부가 꽉 찬 상태였지만, 승객들은 혹여라도 안내견을 밟을까 거리를 유지했다. A씨 글 내용대로 안내견은 끝자리 여성 승객의 발쪽에 머리를 대고 몸을 뉘었다. A씨는 “만원 지하철에서 강아지 밟을까 봐 다들 뒤로 물러서고, 아침부터 마음이 몽글몽글해졌다”고 했다.

이 같은 글은 5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지하철 안에서 피곤한지 주인 앞에 쓰러져 쉬는 안내견’ 등을 제목으로 확산했다. 온라인상에서는 “강아지가 열일 중에 피곤했나 보다. 좁은 와중에도 뒤로 물러서는 승객들 마음도 너무 따뜻하다” “오랜만에 따스한 게시물 보니 기분이 좋다” “이런 상황을 전해 들은 것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진다. 덕분에 귀한 장면을 본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다만 원칙적으로 시각장애인 안내견을 허락 없이 촬영하는 건 피해야 할 행동이다. 안내견의 관심을 유도하는 행동은 안내견의 주의를 흩트려 자칫 시각장애인을 위험에 빠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는 안내견 에티켓으로 안내견을 ▲허락 없이 만지지 말고 ▲시각장애인과 함께 있을 때 부르지 말고 ▲함부로 먹이를 주지 말고 ▲사진찍기를 지양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일각에서 이런 내용을 지적하자, A씨는 답글을 통해 “조용한 카메라로 찍었는데 다음부턴 조심하겠다. 알려줘서 고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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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안내견학교의 예비 안내견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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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안내견학교의 예비 안내견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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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견은 특별훈련을 거친 후 앞을 보지 못하는 시각장애인의 안전한 보행을 돕는 역할을 한다. 이때 시각장애인은 안내견과 서로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도록 설계된 장구 하네스를 잡고 보행한다. 사람들이 쉽게 식별할 수 있도록 안내견은 노란색 조끼를 입는다. 사회화 과정을 밟는 중인 ‘예비 안내견’은 주황색 조끼를 걸친다. 안내견과 훈련견 등 보조견들은 보건복지부로부터 ‘장애인보조견’ 표지를 발급받는다. 이 표지를 지참한 보조견은 법적으로 대중교통과 식당, 숙박시설 등 공공장소를 출입할 수 있다.

삼성화재는 1994년 첫 안내견을 배출한 이래 매년 12~15마리의 안내견을 시각장애인에게 무상으로 분양하고 있다. 현재까지 약 300마리의 안내견을 기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는 안내견 양성기관으로 보건복지부 인증을 받았다.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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