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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7 (목)

“日 밸류업, 가계-기업-금융사 10년 구조개혁 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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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동아뉴센테니얼포럼]

호리모토 日금융청 국장 주제발표

“소액투자 지원해 가계 투자 유도

정부는 글로벌 투자자 적극 소통”

동아일보

6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4 동아뉴센테니얼포럼’에서 온라인을 통해 참여한 호리모토 요시오 일본 금융청 국장이 밸류업 정책을 추진해온 일본 자본시장의 변화와 성공 요인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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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일반 가정들이 광범위한 투자자가 되고 실제로 투자의 결실을 얻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일본 정부의 최우선 정책 과제입니다.”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현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한국 증시는 별다른 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동아일보와 채널A 주최로 6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4 동아뉴센테니얼포럼’에 발표자로 나선 호리모토 요시오(堀本善雄) 일본 금융청 국장은 앞서 밸류업 정책을 추진한 일본의 사례와 더불어 우리가 눈여겨볼 만한 성공 요인을 자세히 소개했다.

호리모토 국장은 10년여의 밸류업 정책을 ‘종합 패키지’였다고 강조하며 “이 계획에는 일본 기업 지배구조 개혁이 포함됐을 뿐만 아니라 일본 내 금융기관, 가계 등 투자체인에 연결된 모든 당사자의 행동을 변화시키려는 구조적 개혁도 포함돼 있었다”고 말했다. 또 “일본 정부는 글로벌 투자자들과 소통하며 일본 기업들이 글로벌 투자자들의 눈에 띌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호리모토 국장은 “기업들은 자산운용사와 자산소유자로부터 받은 자금을 적절히 사용해 투자의 과실을 주주인 가계에 돌려줘야 한다. 이것이 기업 지배구조 개혁”이라며 “일본 기업들은 최소 10년 이상 지배구조 개혁을 위해 노력해왔다. 기업 지배구조 모범 기준의 조항들은 점점 더 상세해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투자자들도 호응하며 일본 가계의 주식과 투자 신탁의 합산 비율은 2021년 18%에서 현재 22%로 증가했다.

일본 정부는 집안 장롱 속에 몇십 년 동안 잠들었던 현금을 시장으로 끌어내 투자를 유도하는 정책도 시행해왔다. 호리모토 국장은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이 투자자가 돼 소액이라도 지속적으로 투자 이익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먼저 일반 대중을 위한 투자제도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일례로 NISA는 젊을 때부터 장기적으로 소액 투자를 할 수 있도록 평생 동안 최대 1800만 엔(약 1억6302만 원)까지 투자 이익에 대해 비과세를 적용한다. 호리모토 국장은 “현재 NISA 계좌는 2400만 개 이상 개설돼 일본 성인 4명 중 1명이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 투자자금이 증시로 더 몰리면서 일본 증시는 올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발표 후 이어진 포럼 토론에서 안수현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장은 “밸류업은 단순 투자가 아니라 전 국민의 은퇴자금을 만들기 위한 정말 중요한 제도적 수단”이라며 “우리도 좀 더 다각적으로 정책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동섭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수탁자책임실장은 “법적인 문제지만 기업이 특정 주주가 아닌 전체 주주를 위해서 일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윤재숙 한국거래소 부장은 “세제에 대한 불확실성을 확실하게 정리해서 기업에 인센티브를 확대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임동원 한국경제인협회 책임연구위원은 “신산업 진출에 투자하는 게 장기적으로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것이란 걸 잊어서는 안 된다”며 “성장중심의 고려도 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은 “국회와 정부도 실효성 있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코리아 밸류업을 이끌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우리 기업과 자본시장의 밸류업은 긴 호흡으로 진행되어야 하는 작업”이라며 “시장의 근본적인 체질을 개선하면서 동시에 투자자들에게 변화에 대한 신뢰를 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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