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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트럼프 복귀에 폭주하는 네타냐후···하루 새 가자·레바논·시리아서 100여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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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예루살렘 시민들이 8일(현지시간) 미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하는 대형 광고판 앞을 지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트럼프 당선을 “역사상 가장 위대한 귀환”이라며 축하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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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에 휴전을 거듭 압박해온 미국 민주당 정부가 최근 대선에서 패배하면서 이스라엘의 군사 행동에 고삐가 풀리는 모양새다. 막대한 민간인 피해에 따른 국제사회의 거듭된 만류에도 전쟁 의지를 굽히지 않았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이란 ‘호재’를 만나자 전쟁을 더욱 격화시키며 ‘폭주’하고 있다.

미국 대선일인 지난 5일(현지시간) 자신에게 반기를 들어온 요아브 갈란트 국방부 장관을 전격 해임하며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마이웨이’를 걷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네타냐후 총리는 미 정권교체가 확정되자 더욱 자신감이 붙은 모습이다.

그는 10일 “최근 며칠간 트럼프 당선인과 세 차례 통화했다”고 공개하며 “유익하고 매우 중요한 대화였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이란의 위협과 그에 따른 위험에 대한 견해가 완전히 일치했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전통적으로 이스라엘에 국가적·초당적 지지를 보여왔으나, 막대한 민간인 사상자를 낸 이번 가자지구 전쟁을 두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는 번번이 갈등을 빚어 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을 ‘시오니스트’라 칭할 정도로 이스라엘에 친화적인 정치인이지만 네타냐후 극우 연립정부의 전쟁 수행 방식과 해법에 대해서는 비판적이었다.

트럼프 당선인이 집권 1기 당시 역대 어느 미국 대통령보다 이스라엘과 밀착했다는 점에서 네타냐후 총리 입장에선 미국의 정권 교체가 상당한 호재다.

그간 미국의 눈치를 보며 노골적으로 단행하지 못했던 군사 행동 역시 과감하게 실행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 후 이스라엘 정부는 가자지구 북부에 구호품 공급을 완전히 끊겠다고 선언하며 이른바 ‘굶겨 죽이기 작전’을 공식화한 데 이어, 이날은 지난 9월 3000명 이상의 인명 피해를 냈던 레바논 ‘무선호출기(삐삐) 연쇄 폭발’ 공격이 자국의 소행이었음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모두 막대한 민간인 피해를 초래한 공격으로 ‘전쟁 범죄’라는 비판을 받아온 작전이다.

이스라엘군은 중동 전역에서 고강도 군사 행동도 이어가고 있다. 이날 하루 새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지구, 레바논, 시리아 등지에서 이스라엘 공격으로 100명 가까이 목숨을 잃었다.

이스라엘군은 한 달 넘게 포위 공격을 이어가고 있는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야 난민촌 등을 공습해 36명이 숨지는 등 이날 가자 전역에서만 최소 49명이 죽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공습으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인 이슬라믹 지하드의 최고위급 사령관 무함마드 아부 사힐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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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야 난민촌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한 쪽 다리를 잃은 여성이 이웃들에 의해 구조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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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야 난민촌에서 한 팔레스타인 남성이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부상을 입은 어린이를 옮기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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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에서도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38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스라엘군은 시리아에 있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정보본부를 타격한다며 다마스쿠스 남부를 공습, 최소 7명이 숨지고 14명이 다쳤다. 요르단강 서안지구 라말라 등 일부 이스라엘 점령 지역에서도 광범위한 체포 작전이 이뤄졌다.

전쟁 이후 지지율이 곤두박질친 데다 부패 혐의 재판 등으로 위기에 몰렸던 네타냐후 총리의 국내 정치적 입지도 미 정권교체와 맞물려 다시 탄탄해지는 모양새다. 네타냐후 총리는 2019년 제기된 뇌물수수 및 배임 의혹과 관련해 다음달 2일 열리는 재판에서 증언할 예정이었으나, 이 역시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 측 변호인들이 현재 진행 중인 가자지구 전쟁과 레바논 전쟁 등 “긴급한 안보 또는 외교적 필요”에 따라 총리가 재판에 출석하기 어렵다며 재판을 2개월 반 연기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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