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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 (목)

지구 온난화에 숨어 있던 0.2도 찾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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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새로운 측정 방식에 따르면 지구 온도는 지난해에 이미 억제 목표치인 1.5도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즈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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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이 새로운 측정 방식을 통해 산업혁명 이후 인간 활동이 유발한 지구 온난화에서 숨어 있던 0.2도를 찾아냈다. 이에 따르면 지구 온도는 지난해에 이미 억제 목표치인 1.5도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각국은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을 통해 지구 기온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로 제한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영국 랭커스터대와 리즈대 공동연구진은 지난 2천년에 걸쳐 쌓인 남극 빙핵의 탄소 함량을 분석한 결과, 2023년 지구 기온은 산업화 이전에 비해 1.49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 지구과학’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산업화 이전’의 기준 기간을 대폭 앞당긴 것이 특징이다.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산업화 이전 기준’으로 1850~1900년 평균 기온 측정치를 사용한 반면, 연구진은 온실가스 농도가 280ppm이었던 서기 13~1700년를 기준으로 삼았다. 유엔이 이 기간을 기준으로 삼은 건 이때부터 육상과 해상의 지구 기온 측정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그러나 1850년은 서유럽에서 이미 산업혁명이 수십년째 진행중인 시기라는 점을 들어 산업화가 유발한 온난화를 파악하려면 새로운 ‘산업화 이전’ 기준이 필요했다고 이번 연구의 배경을 설명했다.



연구진은 우선 1850~2023년의 데이터를 분석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와 기온 상승 사이의 선형적 관계, 즉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는 것에 비례해 기온도 상승했음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어 남극 빙하 핵에 갇힌 기포의 구성 물질을 분석해, 지난 2천년 동안의 이산화탄소 농도 추이를 파악했다. 그런 다음 이산화탄소 농도와 온도 상승 사이에 선형관계가 있다는 가정 아래, 같은 기간의 지구 평균 기온을 추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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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화탄소 농도 분석에 사용한 빙핵 내의 기포. Australian Antarctic Divi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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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0년 이후 상승 폭은 1.31도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 사용한 남극 얼음 빙핵 데이터를 적용해 1850~1900년 기준 대비 지구 온도 상승 폭을 추정한 결과 1.31도로 나타났다”며 “이는 기존 방법론을 통해 추정하는 인간 유발 온도 상승폭 추정치와 일치한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는 새로운 측정 방식이 인간이 유발한 지구 온난화의 정도를 더 확실하게 드러낸다는 걸 말해준다”며 “현재 사용하고 있는 1850~1900년 기준에는 약 0.2도(0.18도)의 온난화가 숨어 있다”고 강조했다.



논문 공동저자인 앤드류 자비스 랭카스터대 교수는 “기후 정책 당국과 과학계는 ‘산업화 이전’의 기준선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 한다”며 “1850~1900년 추정치에는 이미 온난화가 포함되어 있는 만큼 이번 연구는 더 과학적으로 안전한 기준선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세계 과학계와 정책 당국자들이 기후 목표 달성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이번 연구에서 제시한 새로운 기준선(서기 13~1700년)을 채택하기를 기대했다.



*논문 정보
https://doi.org/10.1038/s41561-024-01580-5
Estimated human-induced warming from a linear temperature and atmospheric CO2 relationship.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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